[심층인터뷰]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3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 대구에서는 팔공산과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 계획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팔공산과 비슬산은 어떤 산인가? 두 산 모두 대구를 대표하는 산으로 대구의 핵심 생태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핵심 생태축은 개발이 아닌 보존이 우선이다. 권영진 시장이 추진했던 팔공산 구름다리나 김문오 달성군수가 추진했던 비슬산 참꽃케이블카사업이 백지화된 이유는 바로 팔공산과 비슬산의 생태적 가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대구의 핵심 생태축에다 또다시 케이블카 사업을 들고나오는 무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뿐만 아니라 현행 케이블카 개발 계획들은 모두 환경부의 삭도(케이블카) 설치 및 운영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는 사업들이다. 이 가이드라인까지 환경부에 수정 요구해서 케이블카사업을 관철시키겠다는 현행 법규도 무시한 생태적 무지의 오만방자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심한 불쾌감마저 야기시킨다.
-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계획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 대구의 새로운 취수원으로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쓰겠다는 건데 이것 역시 정말 터무니없는 계획이다. 도대체 지금 안동댐의 사정을 알기나 하고 낸 계획인지 참으로 어이가 없는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안동댐은 지금 낙동강 오염주범 영풍석포제련소로 인한 카드뮴 비소, 납 등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 이미 지난 반세기 동안 영풍석포제련소 오염 중금속의 저장고가 된 지 오래다. 이런 곳의 물을 쓰겠다는 것이다. 임하댐 역시 탁수 문제가 심각하다. 즉 두 댐 다 맑은 물이 아니란 소리다. 이런 위험한 물을 얻기 위해 1조40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도수관로를 깐다는 것인데 이는 토건족들을 위한 새로운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수위의 이런 무지의 발상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심각히 묻고 싶다. 금호강과 팔공산, 비슬산에 이어 대구 취수원 문제까지 하나도 제대로된 공약이 없다. 제대로된 검증도 없이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선언식 개발사업들에 지나지 않는다. 이래서야 어떻게 시정혁신을 하고 ‘행복 대구’를 만들 것이며 ‘미래번영 대구’를 만들 것인가? 홍준표 당선인은 지금 즉시 이번 제안에 대해서 사과하고 오만방자한 환경파괴 개발 계획들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 4대강 문제, 여야 진영 구분 없이 대화가 되는 파트너가 있는지.
▲ 민주당 쪽과는 계속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수진 의원(비례대표)과 양이원영 의원과는 계속 소통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토론회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정의당, 녹색당, 진보당 같은 소수정당과는 4대강 문제에 관한 한 생각이 같기 때문에 연대하고 있다.
- 낙동강 문제뿐만 아니다. 4대강을 다시 살리려면 어떤 사업이 필요한가. 지류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 핵심은 보다. 보를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다. 보를 그대로 두고 4대강 회생 운운하는 것은 다 허황된 말장난이다. 강은 흘러야 강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 그대로 고인 물은 썩고 그것이 바로 녹조 현상이다. 그래서 청산가리 100배나 되는 녹조 독이 창궐하는 강이 바로 4대강이다. 이 위험한 현상을 바로잡지 않고는 4대강 회생을 논해서는 안 된다.
-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겠다. 강이 오염되면 국민 생활에 어떤 지장을 준다고 생각하나.
▲ 먼저 수돗물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 수돗물이 안전하지 못하면 우리 일상생활 자체가 위험해진다. 그래서 이를 정수하려 하면 정수처리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샐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녹조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얼마인가? 강을 잘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국민 세금을 아끼는 길이다.
- 강이 오염되면서 사라진 동식물을 거론하자면.
▲ 강이 오염됐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4대강 사업으로 강이 심각하게 변하면서 많은 생물종들이 사라졌다. 대표적으로 낙동강이 고향인 우리나라 고유종인 물고기 흰수마자란 물고기가 있다. 흰수마자는 전국적으로 개체수가 많지 않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물고기다. 이 녀석은 입자가 고운 모래가 있는 여울에서 살아간다. 모래와 물 흐름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물고기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은 그 두 요소를 없애버린 사업이다. 모래와 물 흐름이 없어지자 흰수마자는 낙동강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낙동강에서 멸종된 것이다. 낙동강이 고향인 우리 물고기가 그것도 멸종위기종이 낙동강에서 멸종된 사태를 발생시킨 것이 4대강 사업이다. 또한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은 흐르는 유수 생태계에서 흐르지 않는 정수 생태계로 급변했다. 따라서 흰수마자와 같이 흐르는 물에 사는 피라미, 갈겨니, 참마자 등등의 물고기들은 모두 사라졌다. 대신에 정수 생태계에 살아가는 외래종인 베스나 블루길 그리고 강준치 같은 물고기만 폭증하고 있다. 생태적 재앙이 발생한 것이다.
- 강은 결국 바다로 흐른다. 바다 생태와도 연관되는지.
▲ 녹조는 결국 바다로 흘러든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금강하굿둑 바깥쪽 바다에 사는 굴과 조개류 등을 조사했더니 녹조 독이 검출됐다고 한다. 녹조가 바다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소리다. 당연히 바다와 연관이 없을 수 없다.
- 과거 독일의 경우 운하를 재정비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나.
▲ 독일의 경우 이미 지난 수십년 전에 운하가 실패한 사업이라고 판명이 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의 RND운하를 보고서 그대로 만들려 했다던 것이 4대강 사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이미 RND운하는 바이에른주가 어마어마한 예산을 때려부어서 가장 크게 말아먹고 실패하고 환경도 망친 프로젝트라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 망친 사업을 따라한 것이 4대강 사업인 것이다.
- 4대강을 재자연화할 경우, 어느 정도 예산이 든다고 생각하나. 예산이 든다면 그만한 가치 창출을 해내야 할텐데.
▲ 물론 4대강 재자연화 하는 데는 예산이 든다. 보를 완전히 철거하는 경우 수천억의 예산이 들 것이다. 그러나 그만한 돈은 4대강 보를 유지관리하는 데 그대로 들어가는 돈이다. 보가 없으면 쓰이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 1~2년 유지관리비만으로 보 철거가 가능하단 소리다. 그리고 4대강을 재자연화하면 녹조 문제가 사라진다.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얼마인가? 4대강 재자연하는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다.
- 현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4대강 중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다. 지금 식수원 낙동강이 매년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녹조에는 독이 들어 있다. 그 독으로 인해 먹는물 안전 문제뿐 아니라 이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의 안전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먹는물에 농작물까지 녹조 독으로 오염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정도면 재앙적 상황이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지켜만 볼 것인가? 이를 해결해줘야 한다. 영남인의 생명과 안전 문제가 달린 일이다. 영남은 현 윤석열 정부의 최대 지지자들 아닌가? 그 영남이 지금 녹조 독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그렇다면 정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그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보의 수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결단만 내리면 된다.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해야만 녹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러니 제발 우리 낙동강을 흐르게 해달라. 그래야 강도 건강해지고 우리도 건강한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 제발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이 문제 반드시 해결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