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면역 가진 소수의 인류,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슈퍼면역 가진 소수의 인류,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김은영 기자
  • 승인 2022.07.21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설 및 영화 속 전염병과 코로나19] 영화 ‘블랙아웃 : 인베이젼 어스(The Blackout, 2019)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지난 3월 하루 평균 30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난 후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는 점점 소멸되어 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요즘 다시금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세 집 걸러 한 집은 코로나 확진’일 정도로 코로나 유행이 최고조에 달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확진되며 ‘코로나 미감염자들은 소나기를 피해 비 한 방울도 안 맞는 사람들이라는 말’까지 떠돌았다. 심지어 일부 미감염자들은 확진자들과 대화는 물론 마스크를 벗고 생활을 해도 감염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걸리는데 나만 안 걸렸다”며 자신이 ‘슈퍼항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졌다. 여기서 말하는 슈퍼항체자란 모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 항체를 말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돌파 감염된 경우가 아니고서는 슈퍼항체를 보유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보통 말하는 ‘슈퍼 항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중화항체 보유량이 많은 슈퍼 면역자’는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유전자 조작 가위로 노벨상을 받은 미국 글래드스톤 연구소의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 연구진은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생쥐와 사람 혈액으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감염 후 면역반응을 비교한 결과 오미크론에 걸린 후 자연면역된 사람은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항체가 없었지만 백신을 접종한 후 오미크론 혹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다른 코로나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가 있다고 발표했다. 즉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된 사람은 중화항체가 생겨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면역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저 자연스러운 슈퍼 항체자가 존재한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요원한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 영화에서처럼 무언가에 슈퍼 면역이 있다면 어떨까. 마치 영화 ‘블랙아웃 : 인베이젼 어스(The Blackout, 2019)’에서 슈퍼 면역력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2019년도에 제작된 영화 블랙아웃은 갑자기 전 세계가 전기와 통신이 두절되는 가운데 슈퍼면역을 가진 단 3명의 인류만이 생존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위클리서울/ 네이버영화
영화 ‘블랙아웃 : 인베이젼 어스 포스터 ⓒ위클리서울/ 네이버영화

전 세계의 전기와 통신이 먹통이 된다면..?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블랙아웃

지금보다는 문명이 발전된 가까운 미래. 건물 야경 뒤로 수많은 드론들이 만들어내는 불빛이 일렁이며 언제나 그렇듯 평화로운 저녁이다. 영화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칵테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조용한 호텔 바를 비춘다. 두 남녀가 와인을 마시며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중이다. 한 여성과 만남을 성사시키며 호텔에 투숙한 남자. 바로 특수부대에 근무 중인 군인 올레그(알렉세이 차도프 분)다. 올레그는 자다 일어나 물을 마시다 호텔 창문으로 몰려든 수많은 드론에 깜짝 놀란다. 드론의 등장은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호텔 로비로 내려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방송을 시청했다. TV에서는 러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연락이 끊어지고 있다는 방송 뉴스가 전해진다. 로비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전쟁인가?”, “핵전쟁이 일어났나?”라며 우왕좌왕한다. 방송 앵커는 모스크바를 제외한 다른 모든 도시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전기와 통신이 끊어졌다는 속보를 전한다. 바로 ‘블랙아웃’ 현상이다. 블랙아웃은 전기, 전자 등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 암흑으로 변한 상황을 말한다. 전기, 통신이 안되니 스마트폰 인터넷도 불통이다. 핸드폰이 안된다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인터넷이 안되는 블랙아웃은 더 무섭다.
 

영화 ‘블랙아웃 : 인베이젼 어스 스틸컷 ⓒ위클리서울/ 네이버영화

인류가 바이러스 그 자체? 인간에게 보내는 외계의 경고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한 러시아 정부. 무장 군인들이 한 도시에 잠입한다. 하지만 블랙아웃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이들을 반긴다. 군인들은 마을 마트에서 한 무리의 시체를 발견한다. 사람들은 식료품을 찾으려는 듯 마트에 몰려 영문을 알 수 없이 죽어 있었다. 계속 수색을 이어가는 무장군인들. 이번에는 한 아파트에 들어간다. 사람들은 어디를 간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 한 명이 계속 수색을 이어나가는 군인을 공격해 다치게 한다. 군인들은 총을 난사하지만 괴한은 총을 맞고도 아무런 타격감 없이 어둠 속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복귀한 군인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기독교, 이슬람교 할 것 없이 모든 종교인들은 지구의 멸망이라며 모스크바 광장에 모여 대규모 기도를 드리고 군중들은 점점 더 혼란에 빠진다. 특수부대 올레그는 위험지역을 수색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동안 정부가 알아낸 것은 생명의 원이라는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정전되었다는 것뿐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벽을 높게 쌓은 외부와 안전하게 격리한 지역과 그 외 위험지역을 분류했고 올레그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위험지역으로 정찰을 가야 했다. 그런데 마침 격리구역 조사차 보낸 탱크 부대가 보낸 폐허가 된 다른 도시이 담긴 영상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게 되고 영상을 본 사람들은 더욱 큰 혼란을 느끼며 폭동을 일으켰다. 시민들은 상점을 약탈하고 군인과 싸움을 벌였다. 날이 밝자 올레그에게는 걸어서 정찰을 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영화 ‘블랙아웃 : 인베이젼 어스 스틸컷 ⓒ위클리서울/ 네이버영화
영화 ‘블랙아웃 : 인베이젼 어스 스틸컷 ⓒ위클리서울/ 네이버영화

한편 모든 국가에 블랙아웃이 생긴 그날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힘이 생겼다. 정신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세계를 알아낼 수 있는 일종의 초능력이다. 초능력을 가지게 된 샤샤에게 입과 코에 구멍이 없는 이상한 형태의 남성이 찾아와 자신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며 막강한 초능력을 발휘해 자신과 샤샤에게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의 정신을 통제한다. 이든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군대에 찾아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블랙아웃 현상이 어떤 방사능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만든 생화학 무기가 인간을 전염시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든의 경고대로 살아 남은 시민들은군인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모두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에 감염된 자들이었다. 정찰을 나간 올레그 일행도 사방팔방으로 공격해오는 시민들로 인해 사면초가인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든의 말을 받아들이고 그의 말대로 정신 공격을 감행하는 또 다른 외계인을 찾기로 한다. 알고 보니 이든은 외계인이고 이든이 샤샤를 이용해 찾아 없애려고 한 자도 외계인이었다. 갑자기 외계인이라니, 내용이 산으로 가는 느낌이지만 애초부터 이런 SF 재난 영화의 설정이 무리수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든이 찾아 없애려고 한 외계인은 인간에게는 적이었다. 이들은 이미 20만 년 전부터 자신들이 살 행성을 찾아 헤맸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은 외계인에게는 바이러스 그 자체였다.

외계인들은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초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는 인간을 미리 번성시켜 서로 죽이도록 하고 외계인들이 올 때까지 환경을 만들어 놓으려는 것이었다. 이든은 상대편 적인 외계인을 죽이고 남은 모든 인간들을 향해 “자멸하라”는 정신 신호를 보내 거의 모든 인류를 다 죽인다. 마지막까지 그의 정신 신호에 응답하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만 제외하고 말이다. 이들이 바로 정신 세계를 지배당하지 않은 슈퍼 면역력를 가진 인류였다. 겨우 6명이 남은 가운데 이 중 3명도 서로를 못 믿고 싸워 죽는다. 결국 남은 인류는 단 3명. 이들이 인류의 마지막 남은 생존자였다. 사실 지구에는 이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외계인 함선에서 미처 죽이지 못한 수만 명의 외계인 어린아이들까지 앞으로 이 세 명의 생존자와 함께 살아가야 할 전망이다.

영화의 결말은 상상도 못 할 만큼 황당한 결말이지만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인간이 이대로 계속 엉망으로 지구를 사용한다면 결말은 우리가 원치 않는 나쁜 결말이 올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다. 외계인에 초능력까지 동원해 만든 서사가 마음에 걸리지만 결국 인간이 바이러스가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감독의 메시지가 아닐까? 또 다른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미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국내에도 발생했다. 지구의 생태계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바이러스 그 자체가 되는 상황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아닐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 뉴텍미디어 그룹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 07108 (등록일자 : 2005년 5월 6일)
  • 인터넷 : 서울, 아 52650 (등록일·발행일 : 2019-10-14)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영필
  • 편집국장 : 선초롱
  • 발행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목로 72(신정동)
  • 전화 : 02-2232-1114
  • 팩스 : 02-2234-8114
  • 전무이사 : 황석용
  • 고문변호사 : 윤서용(법무법인 이안 대표변호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리
  • 위클리서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05 위클리서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weeklyseoul.net
저작권안심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