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를 만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바이러스를 만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 김은영 기자
  • 승인 2022.10.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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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및 영화 속 전염병과 코로나19] 드라마 ‘더 바이러스(2013)’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어느 날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상록 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유일하게 병원장만이 살아남아 병원으로 후송된다. 그런데 죽은 사람들은 화재 때문이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바이러스에 대한 비밀의 열쇠는 생존자인 병원장이 쥐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2013년도에 공개된 OCN 드라마 ‘더 바이러스(2013)’는 당시에는 낮은 시청률로 큰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진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더 바이러스' 스틸컷 ⓒ위클리서울/ OCN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발생한 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화재

드라마 속 대한민국에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지금도 하루 7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수백여 명이 죽어가는 지금과 드라마 속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병원 화재 현장으로 돌아가 보자. 유일한 생존자인 병원장. 그는 살아난다면 병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 있다. 응급대원들이 발견한 병원장은 눈에서 피를 흘리며 “도망가”라고 힘겹게 말한다. 그는 무언가 알고 있다. 하지만 병원장은 병원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 그만 죽고 만다. 병원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죽음도 마찬가지였다. 화재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무언가에 감염되어 죽은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병원장을 후송했던 응급대원도 며칠 후 사망하면서 더욱 명확해진다. 응급대원은 기침을 하면서 증세를 느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감기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응급대원은 샤워를 하면서 눈, 코와 귀에 피를 흐리며 그대로 쓰러져 죽는다. 병원장과 같은 증세를 보인 것이다. 차를 운전하던 운전자들도 그대로 머리를 운전대에 박은 체 죽는다. 그들의 눈과 코, 귀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흐르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이들을 죽게 한 것이다. 바이러스는 외진 상록 병원에서 시작해 점점 도시에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병명은 알 수 없다. 다만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순간의 접촉만으로도 3일 내 사망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전문의들은 이 바이러스가 조류 독감의 변종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문의 김세진(이기우 분)은 조류 독감이지만 조류 감염 없이 인간이 인간에게만 전파하는 특수한 감염병이라고 밝힌다. 사실상 말도 안 되는 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는 속수무책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향후 숙주로 지목되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버스를 타고 기침을 한다. 그가 타고 다닌 버스 노선을 따라 감염자들이 속속 발생한다. 한편 상록 병원의 화재 발생 3일 후, 의문의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퍼진다. 이에 드라마 속에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를 하는 ‘특수감염병 위기대책반(CDC)’이 구성되어 사건을 조사하게 한다. 그런데 위기대책반 반장 이명현(엄기준 분)은 감염 경로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긴밀하고 중대한 사항이 철저히 비밀에 쌓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어떤 일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기자들도 냄새를 맡고 달려들었다. 사회부 기자 정우진은 여기에서 뭔가 이상한 조짐을 느낀다. 단순한 화재사고가 아니고 단순한 감염병이 아니라는 기자의 ‘촉’이 발동한 것이다. 뭔가 ‘특종’의 기미가 보인다. 이 반장은 조 기자에게 “뭔지는 몰라도 걸리면 다 죽는 거라던데”라면서 기자를 두려워서 도망가게 한다. 하지만 이 반장의 말은 허풍이 아니다. 진짜로 잠복기는 겨우 48시간. 이 시간이 지나면 확진자들은 100% 사망한다.
 

드라마 ‘더 바이러스' 스틸컷 ⓒ위클리서울/ OCN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드라마 ‘더 바이러스' 스틸컷 ⓒ위클리서울/ OCN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감염병 사태, 바이러스는 언제든지 또 나타난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위기대책반 반장 이명현은 정부 차원에서 즉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하필 해외 순방 중. 대통령을 대신해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이가 아무도 없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보고를 받으면서 “사망자 수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 아닌가”라면서 사태를 축소 은폐하려고 한다. 현재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3일 동안 34명이 죽었다. 반발하는 이 반장에게 청와대 관료들은 “이해가 안 가면 시키는 데로 해. 겁 없이 나불대지 말고”라며 이 반장의 말을 일축한다. 화가 난 이 반장은 “서울 시민 10명 중 1명이 죽을 때 당신들 부모나 자식도 죽어나갈 것입니다. 바이러스는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으니까”라며 소리친다. 9년 전 드라마지만 이 장면에서는 전율이 느껴졌다. 우리가 지금 지나온 코로나 19가 바로 그러했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었다. 위기대책반은 감염병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추적하지만 상록 병원 외에는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의 상록 병원은 뭔가 의심할 거리가 많았다.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할 CCTV는 본사로 전송되는 파일조차 훼손되어 확인할 수 없었고 유일한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을 병원장도 사망했다. 드라마 속 대한민국은 이미 2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바이러스 사태를 겪었다. 이명현 반장은 이때 딸을 잃었다. 그리고 이번 바이러스로 인해 아내까지 죽게 됐다. 이 반장의 아내는 딸의 납골당에 다녀온 후 슈퍼 전파자로 보이는 김인철을 인근 슈퍼에서 마주쳤다. 병원에 후송된 후 이 반장과 만난 부인은 이 반장이 찾고 있는 사내를 보았다면서 그 남자가 자신을 향해 기침을 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은 피할 수 없었다. 이 반장은 김인철이 서울 강남역에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강남역으로 향한다. 김인철은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코로나19 무증상자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지금과 드라마 속 상황이 오버랩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인철이 슈퍼 전파자인 동시에 항체를 가진 면역자일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증세가 미약하게 나타나면서도 혼자 죽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김인철의 혈청을 통해 면역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최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정부의 비협조로 김인철을 만나는 데 실패한다. 그 또한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추적을 피해 달아났기 때문이다. 특종의 냄새를 맡은 정우진 기자는 또 다른 측면에서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간다. 그는 바이러스가 퍼지면 가장 먼저 이득을 얻는 쪽이 바이러스를 인위로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위기대책반의 활약도 한층 심도 깊게 전개된다. 김인철은 상록 병원에서 일어난 일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채업자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상록 병원으로 끌려간 김인철은 그곳에서 의문의 주사를 맞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김인철의 혈액을 채취해간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김인철은 병원 밖으로 도망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것이다. 인철은 이후 또 사채업자들에게 끌려간다. 인철이 끌려간 곳에서는 김인철과 의료진으로 보이는 의사 두 명이 눈에서 피를 흘리며 의자에 묶여 죽어있다. 이제 의문의 실마리가 풀리나 했는데 또 다른 사건의 미궁 속으로 끌려들어 간다. 분명 이것은 그냥 자연적인 바이러스가 아니다. 바이러스 위에 누군가가 있다. 결국 밝혀지는 최대 빌런은 거대 외국 자본 제약회사였다. 이들은 만들어진 바이러스로 우리나라를 초토화시키고 백신을 공급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돈 앞에서 죄책감이나 양심 따윈 없다. 그들은 다음 타깃을 누구로 할 것인가를 웃으면서 논의한다. 리베이트와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던 청와대 비서실장도 그냥 사임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어느 누구에게도 법적인 책임이나 처벌은 없었다.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진 모든 참혹한 결과는 그저 온전히 국민들이 견뎌야 할 몫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바로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 처해진 우리의 일인지도 모른다. ‘각자도생’, 드라마와는 달리 아직도 현실 속 우리에게는 코로나 19 사태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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