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 위주 판매, 자사 상품 유도 불가 등 “영향 미미할 것”

한화생명 63빌딩 ⓒ위클리서울/한화생명
한화생명 63빌딩 ⓒ위클리서울/한화생명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한화생명이 대형 GA(보험대리점) 피플라이프 인수를 본격화하며 청사진을 내세웠다. 하지만 기대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생명의 보험판매 전문 자회사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는 업계 6위권 대형 GA 피플라이프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피플라이프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승인 등을 거쳐 한화생명 금융서비스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 금융서비스에 피플라이프까지 더해진 명실상부 GA업계를 아우르는 선도사로서의 위상이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인수로 한화생명이 가진 전통 금융업의 노하우 및 디지털 역량과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 보유한 개인영업 분야의 막강한 영업력, 피플라이프의 법인영업 전문 컨설팅 역량이 더해져 상호보완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 

피플라이프의 인수로 한화생명은 한화라이프랩과 함께 GA 3개사를 보유함과 동시에 설계사 2만 5000여 명의 강력한 판매채널을 구축하게 됐다.
한화생명의 이번 인수는 미국, 일본 등 선진 보험시장에서 제조와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제판분리’가 대세로 자리잡음에 따라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해 4월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를 출범, 보험판매시장의 선진화 및 전문화를 이끌어 온 만큼 피플라이프 인수를 계기로, GA산업 전반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보험판매전문회사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피플라이프 인수는 초우량 GA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영업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의 삶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수 후 당분간은 ‘Two Company 전략’을 유지하면서 피플라이프의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한화생명 금융서비스와의 시너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생명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회사의 실적 향상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여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GA의 특성상 마진율이 높은 상품 위주의 매출이 발생해 회사에 기여도가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피플라이프의 인수로 보험 설계사 수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플라이프가 GA인 만큼 시장 선점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사 상품만 판매할 수 있는 유인책이 없기에 한화생명의 실적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합병을 진행한 신한라이프, 프루덴셜생명 등이 합병 이후 드라마틱한 성장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도 방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명보험업계의 성장성 둔화에 따른 한계가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석호 보험연구원 선임 연구위원도 “현 보험산업의 부진은 판매여건의 영향이라기보다 전반적인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의 영향으로 풀이되는 만큼 시장에서 급격한 보험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판매인력보다 상품의 경쟁력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보험상품 판매가 온라인 위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봐도 미미한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사 빅3로 꼽히는 삼성·한화·교보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2584억 원, 1067억 원, 2743억 원으로 전년비 각각 69.65%, 57.45%, 49.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정세 악화로 수입보험료(매출)가 감소한 데다가 주식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보험사 수익의 두 축인 보험부문과 투자부문 이익 모두 하향 곡선을 그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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