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 성큼, 한국은 왜 지지부진한가
자율주행 시대 성큼, 한국은 왜 지지부진한가
  • 방석현 기자
  • 승인 2022.11.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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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율 운행” 개정해야 vs “아직 시기상조” 의견 엇갈려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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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최근 일본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단계의 자율주행에 대한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졌다. 우리나라도 국도교통부의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에 2025년 4단계 자율주행 버스·셔틀을, 2027년 4단계 자율주행 승용차의 출시 계획을 포함하면서 법·제도적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은 이슈와 논점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을 고려한 일본 도로교통법 개정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에서 최근 운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진 데는 정책적 전략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의 도로 주행을 위한 법적 정비를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9년 5월 개정된 도로운송차량법에서 주목해 볼 점으로 자동운행장치 조항의 신설(제41조)을 꼽았다. 이는 차량의 운행 상태나 주변 상황을 검지할 수 있는 센서의 정보를 통해 차량을 운행할 수 있게 하고, 운전자의 인지·예측·판단 및 조작 능력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우리나라 법령의 자율주행시스템과 유사하다. 이 규정을 바탕으로 장치의 구체적 안전기준을 도로운송차량 보안기준에 규정하고, 자동차 제작사가 자동운행장치의 점검 혹은 정비를 위한 기술정보를 정비사업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등 자율주행 관련 장치 및 기술과 관련한 법적 기초도 마련됐다.

비슷한 시기 시스템이 차량을 제어하지만 비상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수준을 뜻하는 3단계 자율주행과 관련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운전’의 정의에 자동운행장치로 자동차를 사용하는 행위가 추가됐고 자동운행장치 설치 차량 이용조건이 신설됐다. 또한「도로운송차량법」에서 규정한 자동운행장치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고, 자동운행장치가 작동되지 않을 때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을 할 수 있어야 함도 규정됐다.

이에 더해 최근 개정된 법률은 기존의 자동운행장치 설치 차량의 운행 개념을 확장해 ‘특정자동운행’ 개념이 신설됐다. 정상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법은 사람인 운전자가 차량 제어(운전)를 맡도록 규정한 반면, 개정법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운행장치가 안전한 방법으로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자동운행이 어려운 상황에도 사람이 아닌 특정 자동운행이 스스로 대처하게 하는 4단계 자율주행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일반 도로에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4단계 자율주행)을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도로교통법은 3단계 자율주행 시 운전자의 준수사항을 담고 있다. 제한된 도로나 상황 또는 운전자가 운전을 일부 담당해야 하는 단계의 자율주행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개정된 일본 도로교통법과 같이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량의 일반도로 운행을 위한 법령은 미비한 상태다.

박준환 연구관은 “정부가 발표한 4단계 자율주행자동차의 출시 계획을 고려해 적시성 있는 입법을 위해선 도로교통법을 비롯해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전반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입법 논의가 요구된다”라며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에 있어서 핵심 쟁점으로 기존 운전자가 맡던 운전 관련 책임을 대체할 수 있는 주체나 방법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법 개정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들의 출시가 대부분 레벨3 기능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메르세데스 벤츠는 국제 인증을 받은 레벨3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탑재된 ‘드라이브 파일럿’은 기상 조건이 양호하고 도로 여건이 우수한 고속도로에서 교통 정체로 속도가 60km/h 이하일 때 활성화된다.

현대자동차도 2023년형 제네시스 G90에 레벨3 ‘하이웨이 드라이브 파일럿’을 도입할 계획이며, GM은 2023년 美 캐딜락 셀레스틱에 ‘울트라 크루즈’를 탑재할 예정이다.

레벨3 기능은 고가의 센서 탑재 및 개발비용 부담 등으로 서비스 비용이 높아 각 OEM의 프리미엄 모델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탑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당분간 자율주행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레벨2·3의 저(低)레벨 시스템으로 예상되며, 이와 관련된 센서, 반도체 및 SW 기업들의 성장이 가파를 전망”이라며 “최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자율주행 투자는 더욱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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