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고홍석

[위클리서울=고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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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단풍은 짙게 물들지 않았습니다.
메타세콰이어는 낙우송(落羽松)과에 속하는 낙엽 큰키나무입니다.
잎이 깃우(羽), 그러니까 깃털처럼 떨어진다, 하여 낙우(落羽)라고 합니다.
나무의 잎이 새의 깃처럼 생겼다는 것....
그리고 떨어진다는 것....

문득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깃이 떨어진 천사.... 타락 천사...
그런다고 하여 메타세콰이어를 타락나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겨울나기를 하기 위해 스스로 이파리를 떨구는 나무들은
겨울이면 두툼하게 껴입는 인간에 비하여 얼마나 절실하게 겨울나기를 하고, 그 겨울나기를 통해서 찬란한 봄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외려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잎을 사진으로 보니 새의 갓털처럼 보이지 않는가요...

 

<고홍석 님은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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