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조원 규모 네옴시티에 기업들 총출동

 

ⓒ위클리서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구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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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주요 기업들과 정부‧기관 등이 앞다퉈 40조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협력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빈 살만 왕세자가 원전‧방위산업‧건설인프라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초대형 협력 프로젝트를 위해 예정된 사업비만 조(兆) 단위에 달하는 만큼,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은 ‘제2의 중동 붐’에 큰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빈 살만 왕세자와 차담회를 가졌으며 윤석열 대통령 또한 정부 주요부처 장관들과 함께 한남동 관저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진행했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26건 계약‧MOU ‘40조 규모’

재산만 2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850조원에 달하는 ‘Mr. Everything(모든게 가능한 사나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의 방한에 17일 하루동안 정부와 경제계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현재 빈 살만 왕세자는 서울의 44배 크기에 달하는 도시 ‘네옴시티’ 건설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해당 사업비만 670조원에 달한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26개의 투자‧업무협약(MOU)를 체결했는데 양국이 협력키로 한 사업 규모만 40조+α 수준이다.

실제로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과 사우디는 오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투자포럼을 열고, 업무협약(MOU)을 잇따라 체결했다. 각 MOU 마다 예정된 사업비만 ‘조(兆)’ 단위에 달해 모두 합하면 수십조원에 달하는 협력이 이뤄진 셈이다.

이날 포럼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외에도 두 나라 정부 및 경제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포럼에서는 한국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26개에 달하는 투자계약‧MOU를 체결했다.

이중 6건은 한국기업과 사우디 투자부 간, 17건은 공기업이 포함된 한국기업과 사우디 기관·기업 간, 3건은 사우디가 투자한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 맺어진 것이었다.
 

670조원 규모 네옴시티 사업, 주요 기업들 총출동

세부적으로 보면 에쓰오일이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아랍어로 ‘매’를 가리킴)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내 건설사들과 체결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이 단일 외국인 투자로는 최대 규모로 눈길을 끌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국내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로, 직접투자 규모만 약 9조3000억원 규모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의 대주주로, 이번 방한에 맞춰 투자를 공식화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의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에도 국내 기업들이 다수 참여할 계획이다.

사업규모만 670조원에 달하는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탈피하고자 발표한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인데, 여기에는 철도‧에너지‧바이오‧농업‧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MOU를 체결하고 일제히 뛰어든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삼성 물산 등이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고, 현대로템이 사우디 철도청에서 추진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네옴철도 협력을 위해 나섰다.

롯데정밀화학은 사우디 현지에 정밀화학 생산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며, DL케미칼은 폴리부텐 공장 설립에 앞서 사업성을 평가하고 사우디 투자부가 협력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이밖에도 대우건설(가스‧석유화학), 효성중공업(가스절연개폐장치), 한전(열병합) 등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며, 두산에너빌러티‧비엠티‧터보윈 등은 제조 분야 사업협력에 물꼬를 텄다. 바이오 분야와 스마트팜 등 농업분야, 재활요플랜트 등 환경과 관련한 분야 등에서도 MOU를 바탕으로 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위클리서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캡쳐

오전엔 尹대통령과 회담, 오후엔 총수들과 차담회

빈 살만 왕세자는 오전에 윤석열 대통령 및 주요부처 장관들과 회담 및 오찬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과 차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초청해 회담을 진행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남동 관저를 찾은 첫번째 손님이었다.

이 자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 정부 관계자들이 배석했고, 사우디 측에서도 각 부처 장관들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신성장 분야 투자, △네옴(NEOM)과 같은 메가 프로젝트, 방위산업 및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교류·관광 활성화 등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후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 총수 8명이 참석했다.

재계에 따르면 차담회는 1시간30분 가량 이뤄졌다. 여기서 총 사업비 약 67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한 각종 협력방안이 폭넓게 논의됐으며, 그룹 총수들은 각 그룹의 주력사업을 토대로 향후 수주기회와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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