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랜더스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우승
19개 계열사 쓱세일 진행…이마트 ‘오픈런’

ⓒ위클리서울/ SSG닷컴, 신세계그룹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SSG랜더스가 ‘2022 KBO리그’ 첫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통합 우승을 했다. 이를 기념해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유통 계열사를 아우른 할인 행사인 ‘쓱세일’을 열었다. 반값은 물론 1+1, 추첨 및 증정 이벤트 등이 가득한 행사에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정 부회장이 SSG랜더스를 창단하며 천명했던 ‘스포츠’와 ‘쇼핑’의 시너지가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이다.
 

창단 2년 만에 ‘우승’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과 야구단 SK와이번스를 100% 인수하는 협약을 맺고 KBO 한국 프로야구에 가입했다. 인수 금액은 훈련장 등 자산을 포함해 총 1352억원이다.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과 프론트를 100% 재고용하고 연고지도 인천으로 유지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구단이 SSG(쓱)의 이름을 딴 ‘SSG랜더스’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SSG랜더스를 창단하며 “‘노 리미츠, 어메이징 랜더스’란 캐치프레이즈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란 확신이 든다. 신세계 야구단은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이 고객이다. 고객과 팬들에게 광적으로 집중하겠다”며 “올해 정규시즌 144경기 이상을 하게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한 경기까지 함께 하겠다”라며 강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연봉 27억원에 달하는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하고, 인천 청라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며 야구에 애정을 드러냈다. 창단과 동시에 야구 유니폼과 마스코트 ‘랜디’도 공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SSG랜더스와 관련된 소식을 게시하며 야구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SSG랜더스는 결국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된 2022 KBO 리그에서 개막부터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창단 2년 차에 이뤄진 쾌거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합치면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번 우승은 정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투자, 지원 등이 이뤄낸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 부회장은 우승 후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 KBO 정규리그 14개 개인상 중에 수상자가 단 한명도 없는 우승팀”이라며 “하지만 여러분 우리 1등이 있다. 인천 문학구장 홈관중 동원력 1위. 여러분이 이긴 겁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인스타그램에는 선수들로부터 헹가래 받는 사진을 올리며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됐음”이라고 게시하기도 했다.
 

ⓒ위클리서울/ 신세계그룹

쓱데이 대신 ‘쓱세일’

신세계그룹의 본업은 유통이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온라인몰, 마트, 슈퍼, 편의점, 식품, 패션, 호텔, 면세점까지 유통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 때부터 “야구팬을 잠재적인 ‘신세계 유니버스’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야구와 유통을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SG랜더스의 우승을 통한 ‘쓱세일’로 이를 실천하게 됐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11월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쓱데이’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한 추모 분위기로 아예 취소하게 됐다. 이번 SSG랜더스 우승으로 쓱데이를 ‘쓱세일’로 변경, 아쉽게 막을 내렸던 할인 행사를 다시 진행할 명분을 얻게 됐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무에 참고 바란다”며 쓱세일 포스터를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자 구체적인 행사 내용이 알려지기 전부터 온라인상에 전단지가 사전 유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쓱세일은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진행됐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24, SSG닷컴, G마켓, 신세계면세점, 까사미아 등 온·오프라인 계열사 19곳이 참여했다. 이마트는 인기 카테고리 전품목 1+1과 최대 50% 할인 등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을 진행했다. 백화점은 인기 브랜드 최대 70% 할인과 함께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열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제철을 맞은 고산지 사과 등 약 700여개의 주요 생필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이마트24도 18일부터 코카콜라 1.5ℓ, 칠성사이다 1.5ℓ, 하겐다즈 미니컵 등 인기 음료와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1+1 판매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면세점에서 당일 1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 선착순 1000명에게 썸머니 1만원을 증정했다.

온라인 계열사인 SSG닷컴은 디지털 콜렉터블, 멤버십 할인권, 특별 굿즈 등으로 구성된 ‘SSG랜더스 한정판 패키지’ 상품 4종을 단독 판매했다. G마켓은 18일부터 23일까지 SSG랜더스 공식숍에서 사용 가능한 8% 할인쿠폰을, W컨셉은 최대 7만원 할인 가능한 장바구니 쿠폰을 선착순 발급했다.

당초 20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쓱세일 분위기는 11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SSG닷컴이 이마트 창립 기념과 쓱세일에 대한 고객 성원에 힘입어 오는 30일까지 ‘온라인 장보기 행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상품별 목표 판매량을 달성할 경우, 신청 고객에게 최대 6000원을 SSG머니로 되돌려주는 ‘페이백 레이쓱’ ▲신규 고객 대상 장보기 상품 99% 할인 행사 ‘99딜’ 등을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관중수 1위를 기록한 열정적인 팬들의 성원이 올해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의 밑바탕이 됐다”며 “야구팬들과 고객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신세계그룹의 19개사가 총출동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SSG랜더스 활약에 신세계가 웃었다

SSG랜더스 우승과 쓱세일의 시너지는 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마트 인천 연수점은 한때 영업을 중단했다. 평일이었음에도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고객이 몰리자 낮 12시 부터는 “매장 내부 고객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잠시 휴점하겠다”는 공지문을 내걸고 고객 출입을 제한했다. 고객이 줄어든 오후 1시 20분부터 100명씩 입장을 시작했고, 오후 2시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다른 매장도 남다른 혜택을 쏟아지는 이번 행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에서는 ‘쓱세일 후기’가 속속 게시됐다. “두 판(60구)에 1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으로 계란을 구입했다”, “오픈 1시간 후에는 남는 카트가 없더라”, “원하는 물건은 이미 다 팔려 빈 손으로 돌아왔다” 등의 후기가 이어졌다.

쓱세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야구와 유통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 SSG랜더스 활약에 따라 유니폼과 야구공 등 ‘굿즈’ 상품 판매가 부쩍 늘어난 것.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SSG랜더스 굿즈 매출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두 달 만에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야구장 취식이 가능해지고 관중들이 경기장을 다시 찾으면서 식음료(F&B) 매출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SSG랜더스필드 식음료 월평균 매출은 2019년 대비 67%, 2018년 과 비교하면 약 2배 늘었다. 지난 4월 진행한 ‘랜더스데이’ 기간 SSG닷컴 매출도 전주 대비 30% 증가했다. ‘쓱라이브’에서 진행한 야구단 굿즈 라이브 방송에서 판매한 유니폼은 전량 완판됐다.

SSG랜더스는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기념해 ‘챔피언 플레이트 한정판 NFT(대체 불가능 토큰, Non-fungible Token)’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구단에서 처음 출시하는 NFT로, 2022시즌 SSG의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성적을 합한 승률(정규시즌 88승 52패, 한국시리즈 4승 2패, 총 92승 54패, 승률 0.630)을 기념하고자 총 630개가 한정 판매됐다.

NFT를 구매한 팬에게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구성된 풍성한 혜택도 제공된다. 홈 플레이트 모양으로 제작된 ‘챔피언 플레이트(Champion Plates) NFT’ 4종과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레플리카 반지가 증정된다. 또 우승 기념 친필 사인 유니폼과 사인구, 랜더스 멤버십 최대 5만원 할인혜택, 팬 사인회 초청 및 2023시즌 개막전 홈경기 티켓 등이 제공된다.

이번 챔피언 플레이트 NFT 역시 판매 당일인 지난 18일 오후 12시,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10분 만에 완판됐다. 레플리카 반지와 친필 사인 등이 포함된 ‘블랙 에디션’의 경우는 165만원을 호가했지만 이 역시 전부 팔렸다.

다만, SSG랜더스 우승을 주축으로 한 유통 시너지가 주가에 반영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KBO리그 우승과 쓱세일 소식이 알려졌지만 18일 이마트주가는 2.23%(2100원) 하락한 9만2200원에, 신세계는 0.47%(1000원) 하락한 21만3500원에 마감했다. 리오프닝에 따른 프로모션 비 지출, 인플레이션에 따른 부대비용 증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