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기 회장 상생 슬로건 “실은 허울뿐” 지적도

이디야 매장 전경. ⓒ위클리서울/이디야
이디야 매장 전경. ⓒ위클리서울/이디야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카페 점주들의 권익보호 등 여러 이슈에 공동 대응하고자 지난 7월 카페점주협의회가 출범했다. 저가와 고가 사이 낀 브랜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이디야도 이들과 궤를 같이 하려 했지만 본사 측의 와해 시도로 인해 출범 직전 불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이동주(민주당) 국회 운영위원회 의원 주최로 지난 7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카페점주협의회 설립총회와 발족식을 열었다. 협의회에는 더벤티, 만랩커피, 매머드커피, 커피베이 등 4곳 가맹점주들이 참여했다.

카페는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접적인 피해업종으로 꼽힌다. 여기에 12월 시행을 앞둔 일회용컵보증금제로 인해 험난한 사업 여정도 예고되고 있다. 

협의회는 전국적으로 커피숍이 수만 개에 이르고 있지만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러 이슈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라 출범했다.

중저가 브랜드 이디야(회장 문창기)도 본래 협의회 멤버로 발족식에 참여하려 했었다. 하지만 본사 측의 와해 시도로 인해 이디야 협의회는 출범 이틀전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이디야 본사측이 출범키로 한 4곳 가맹점 협의회에도 일일이 전화하며 와해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카페점주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 출범 이틀 전 이디야가 불참을 통보해 함께 활동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다른 점주들에게 전화하며 ‘우린 빠지기로 했으니 너희도 하지 말란’식으로 와해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배신감을 금할 길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창기 이디야 회장이 점주들과의 상생을 내세우며 성장해 왔는데 이디야 점주 협의회가 실은 어용협의회라는 점이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디야가 상생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언론 등에 따르면 이디야는 최근 커피값 인상과 관련해 점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점주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아닌 사실상 찬반 투표였던 데다 600명 정도로 구성된 점주 단톡방 멤버들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기에 2400여 개에 달하는 대다수의 점주들이 이 같은 투표 진행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측에 우호적인 점주들로만 구성된 단톡방 멤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마치 전체 점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것인 양 호도했다는 지적이다.

이디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본사 측은 이번 가격 인상 설문조사가 외부업체를 통한 투명한 조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은 본사에 우호적인 점주들만을 대상으로 한 단톡방 멤버들만을 위주로 조사를 진행해 정보 불평등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창기 회장이 겉으로는 상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허울뿐이라는 게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사측은 카페점주협의회 와해 시도 및 설문조사와 관련한 정보 불평등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자사는 자체적으로 점주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카페점주협의회에 참여 의지가 없었던 것일 뿐 타 브랜드 협의회를 와해한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근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전체 매장을 대상으로 했기에 일부 매장만을 위한 정보 불평등도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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