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편의점 매출 껑충…배달앱 한때 먹통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열린 가운데 지난 11월 24일 치러진 첫 조별에선 이후 유통업계 성적표가 공개됐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인근에서 거리응원전이 펼쳐지며 인근 편의점 매출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와 주류 업계도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특수를 누린 가운데, 남은 월드컵 기간 응원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행사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편의점·치킨 등 유통업계 방긋

거리 응원이 열린 광화문 인근 편의점에서는 맥주 매출이 전주 대비 무려 10배나 올랐다. CU가 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광화문과 시청광장 인근 점포의 전주 대비 주요 상품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맥주가 1030%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스낵류는 680%, 안주류 570%, 물 490%, 탄산음료 310%, 에너지음료 290%, GET커피 470%, 삼각김밥 380%, 김밥 310%, 샌드위치 27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쌀쌀한 날씨에 거리 응원을 나온 사람들이 보온을 위해 많이 찾은 핫팩은 평소 보다 무려 1500%나 매출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장갑 등 방한 용품도 1060% 오르는 등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온장고 음료인 캔커피 420%, 두유 330%, 꿀물 270%로 일제히 전주보다 2배 이상 수요가 늘었다. 뜨거운 물에 타 마시는 차, 커피 등 원컵류는 350% 올랐다.

CU에 따르면 해당 점포들의 매출은 우리나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2시간 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고 경기 1시간 전에는 일부 상품들이 모두 동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사류와 10시 경기에 맞춰 주류와 안주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주류 중 가장 인기였던 맥주의 경우,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의 매출이 하루의 60% 가량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업계 라이벌인 GS25도 전주 동요일(11월17일) 대비 맥주는 186.4%, 치킨 146.9%, 안주류 125.0%, 냉동간편식 113.7%, 스낵 98.2% 신장하는 특수를 누렸다.

특히 거리 응원이 열렸던 광화문광장 인근 10여 점의 경우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른 점포는 최대 97.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장은 맥주 375.8%, 안주류 253.9%, 스낵 178.5%, 소주 152.9%, 컵얼음은 98.7% 뛰었다. 핫팩은 378.1%, 보조배터리는 461.7%, 휴대용티슈도 211.6% 신장했다.

편의점 배달과 픽업 실적도 전주 동요일 대비 158.9% 올랐다. 맥주는 특히 1078.5% 대폭 뛰었다. 치킨 528.2%, 스낵 58.7%, 안주류 84.0% 신장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전체 매출은 전주 동요일 대비 20%, 전월 동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45% 각각 증가했다. 경기 시작 전인 오후 6시부터는 전주 동요일 대비 45%, 전월대비 50%, 전년 대비 75% 신장하는 등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거리 응원에 필요한 돗자리 매출도 크게 늘었다. 전주 대비 무려 4000%, 전월대비 2000%, 전년대비 3500% 등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한 핫팩(300%· 270%·450%)도 평소 대비 많이 팔렸다.

 

이마트 성수점 치킨 진열 모습
이마트 성수점 치킨 진열 모습 ⓒ위클리서울/ 이마트

이마트24 매출도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루과이전 당일 전년 동요일 대비 맥주 2.4배, 냉장·냉동 안주류 2.3배, 마른 안주류 2배 등 주류와 안주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맥주가 전년 대비 14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냉장·냉동 안주류(131%), 마른 안주류(103%)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와 함께 즐기기 좋은 스낵류 역시 전년 동일 대비 80%대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일 대비 상권별 매출 증가율은 주택가(37%), 오피스가(25%), 유흥가(20%) 순으로 높았다. 시간대별로 보면, 축구 경기 거리 응원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6시 이후부터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해, 오후 9시~10시 사이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과 야식을 즐기며 축구를 위해 퇴근길에 집이나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집관(집에서 경기를 관람)이나 거리 응원을 위해 경기 시작 직전(오후 9시~10시) 매출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광화문광장 인근의 3개 매장의 매출을 확인한 결과, 이들 점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맥주, 생수, 탄산음료 순이었다. 전주 대비 핫팩은 61%나 증가했으며, 이프레쏘 즉석커피(42%)와 원컵류(35%) 매출도 증가했다.

치킨업계도 호황을 누렸다. BBQ치킨은 전월 대비 200% 매출이 늘었다. 신제품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의 경우 전날 대비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bhc도 전월 동일 대비 200%, 전주 동일 대비 130% 매출이 늘어났다.

bhc치킨 관계자는 “지난 6월에 열린 평가전 시합에서도 치킨 메뉴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해 매출 순항이 예상됐으나 국가대표팀 선전을 위해 지속 진행했던 프로모션 덕분에 기대보다 상승폭이 컸다”고 말했다.

TV 판매도 덩달아 신장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하이마트에서 최근 일주일 동안 판매된 TV 매출액은 직전 일주일보다 20% 늘었다. 특히 국가대표팀 첫 경기 후 3일 동안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약 35%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첫 경기 이후였던 지난 주말에 소비자들의 TV 구매 문의가 이어졌다”며 “이번에는 추운 날씨와 늦은 경기 시간대로 집에서 관람하는 분들이 많아 TV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홈쇼핑 GS샵도 뜻밖의 특수를 누렸다. 한국 경기 중계 전이었던 저녁 7시 30분부터 진행한 모르간 바지와 재킷 방송에서 2만벌 가까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표 대비 20%이상 높은 판매 실적이다.

또 한국 경기 중계 시간과 겹쳤던 방송은 목표 대비 75% 수준에 그쳤으나, 경기 후 방송한 안마의자 방송은 목표 대비 2배 수준의 실적 달성했다.

GS샵 관계자는 “홈쇼핑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TV 시청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기존 하절기에 진행하던 월드컵이 올해는 동절기에 진행되면서 아무래도 온가족이 모여서 집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집관족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25에서 모델이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라이선스 상품으로 출시한 ‘토트넘신발튀김’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25에서 모델이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라이선스 상품으로 출시한 ‘토트넘신발튀김’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위클리서울/ GS25 

‘집관족’ 위한 마케팅 활발

지난 24일 치러진 예선 1차전인 우루과이전은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명경기였다는 평이 나온다. 2차전과 3차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월드컵 특수에 대한 업계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2월 1일부터 7일까지 키친델리 치킨, 맥주, 피코크 간편식 등 응원에 빠질 수 없는 인기 먹거리 행사에 나선다. 우선 키친델리 대표 메뉴인 튀긴 치킨 ‘생생치킨’과 신상품 구운 치킨 ‘로스트치킨’을 신세계포인트 적립시 3천원 할인해 각 6980원에 판매한다.

키친델리 코너에서는 ‘고추잡채&연유꽃빵(13,980원)’, ‘스시블랙 방어초밥(5입, 9980원)’, ‘K-파스타 3종(마늘듬뿍파스타·불고기청양크림파스타·불곱창파스타, 각 9980원)’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했다.

이 밖에도 맥주와 궁합이 좋은 육포, 믹스넛 등 마른안주 행사상품의 경우 신세계포인트 적립시 20~30%대의 할인율로 선보이며, 인기 숙취해소제 상쾌환 3입·10입을 행사카드로 결제시 40% 할인해 판매한다.

CU는 28일 가나전을 위한 자체 응원전을 진행했다. 멤버십 앱인 ‘포켓CU’와 CU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댓글 이벤트를 진행해 선정된 고객들을 서울, 부산, 광주 CGV 상영관으로 초대해 다양한 응원 용품과 간식 등을 제공해 응원을 펼쳤다.

CU가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운 이벤트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 직관 투어 이벤트에는 보름 동안 1만 명이 넘는 응모자들이 몰려 약 2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GS25는 11월 말까지 매주 금, 토, 일요일 버드와이저(500ml)캔 4캔 8000원 등 13종 맥주 파격 행사를 펼쳤다. 이 밖에 ▲버팔로립 1+1 행사 ▲부먹치킨 등 대용량 치킨 3종 2천원 할인 행사+코카콜라500ml 증정 ▲치킨25 14종 메뉴 5천원 이상 구매 시 코카콜라500ml 증정 ▲토트넘신발치킨 이색상품 및 SNS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이마트24는 대한민국 경기 당일 상품 패키지에 선수들이 사진이 들어간 대한축구협회(KFA) 협업 먹거리 8종에 대해 반값 할인을 진행한다. 핫바, 냉동만두, 막창, 곱창 등 안주·간편식품 30여종에 대해 1+1, 2+1 덤 증정 행사를 펼친다. 또한 오는 30일까지, 맥주 120종에 대해 6캔 1만3500원에 제공하며, 25종의 와인·양주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축구를 집관하는 고객들이 푸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할인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경기가 오후 10시, 자정에 진행되는 만큼, 저녁과 야식을 즐기며 축구를 관람하려는 고객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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