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플레이션 탓 퇴사자 늘어 전문인력 부족 야기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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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미국에서 취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간호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의료 종사자들의 취업 이민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 발의되는 등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의료 학술저널 헬스 어페어스에 따르면 4월 기준 미국 등록 간호사(RN)는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2021년 10만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가장 큰 감소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전역의 종합 병원들은 간호사 및 의료진 부족을 이유로 중환자실 운영이 일시 중단되거나 일부 수술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분만·출산 병동은 임시 폐쇄되기도 했다.

이 같은 간호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이들의 잦은 퇴사 때문이다. 잦은 퇴사로 인해 간호사를 찾는 병원이 많아진 데 따라 간호사의 몸값이 두배 가까이 상승했고 병원은 병원대로 숙련된 간호사를 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플로리다 병원 협회에 따르면 최근 면허 실무 간호사(LPN)와 공인 간호조무사(CNA)의 퇴사율이 약 35%로 나타나고 있으며, 간호사의 퇴사율은 25%에 달하고 있다. 

이들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90일 이상의 채용기간이 걸리는데, 부족한 간호 인력을 채우기 위해 돈을 더 주고 계약직 프리랜서 간호사(TN)를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간호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계약직 프리랜서 간호사들의 주당 평균 임금은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20년 1월 계약직 프리랜서 간호사의 임금은 미국 전체 평균 주당 1713달러였지만, 2020년 3월 3117달러로 뛰어올랐다.

이에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해 병원 소속 정규직 간호사 자리를 버리고 계약직 프리랜서로 옮기는 간호사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숙련된 전문 간호사들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많은 병원들에서 중환자실(ICU), 응급 부서(ED) 및 감염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 간호사의 인력 수요가 가장 높으며 전문 간호사 임금이 미국 전체 간호사 임금 평균의 2~4배로 높지만, 여전한 인력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국 하원은 최근 의료 종사자들의 취업 이민을 지원하기 위한 2개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발의된 법안 중 하나인 ‘이민자들의 간호 및 연합 건강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간호사 또는 의료 전문가가 되려는 이민자의 훈련 및 교육 비용 지원금을 수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같은 달 발의된 국제 의학 졸업생 지원법은 해외 의과 대학 학위를 가졌지만 미국 의학 면허 시험(USMLE)에 즉시 지원할 수 없는 이민자들을 위해 임시 면허 프로그램을 만들어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는 동안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미국 병원들이 부족한 인력을 급하게 채우기 위해 간호사들을 계약직으로 고용하며 임금이 비현실적으로 올라간 상황으로, 병원 소속의 간호사들보다 유연한 스케줄과 더 나은 임금을 보장하는 프리랜서 간호사로 전향을 하며 간호사 부족 문제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미국이 의료 인력에 할당된 영주권의 수를 늘리며 해외 인재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미국에 취업을 원하는 간호사들은 해외 진출의 기회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노동시장 과열은 경기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과열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려면 노동수요를 크게 꺼뜨리는 방법 외에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이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5%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5% 선에서 인상을 마무리해 추후 누증된 통화정책 효과로 노동시장 과열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수순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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