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로 쓰이는 하수 슬러지, 인류 건강에 '빨간불'
비료로 쓰이는 하수 슬러지, 인류 건강에 '빨간불'
  • 방석현 기자
  • 승인 2023.01.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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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만 톤 이상 유럽 농지에 유입 “플라스틱 위기 악화”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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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미세 플라스틱이 이미 육지의 토양에 널리 퍼져 있어, 먹는 음식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몸에 퇴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BBC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바다에 떠 다니는 미세플라스틱 조각은 약 24조4000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세플라스틱은 남극 해빙뿐만 아니라 가장 깊은 바다 해구에 서식하는 해양 동물의 내장, 지하수, 무인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견되고 있어 지구의 모든 부분에 침투한 상황이다.

인간이 즐겨 먹는 농작물에도 플라스틱이 위협이 되고 있는 까닭은 농경지에 뿌려지고 있는 하수 슬러지가 원인으로 꼽힌다. 

슬러지는 하수 처리나 정수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이다. 폐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선 유기 비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EU의 순환경제 지침에도 언급돼 있다. 매년 유럽에선 몇백만 톤의 하수 슬러지가 생산되는데 이중 약 40%가 농지에 뿌려지고 있다.

하지만 슬러지가 머금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인류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BBC의 설명이다. 이러한 관행으로 인해 유럽 농지가 미세 플라스틱의 가장 큰 세계 저장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2년 미국 환경 비영리 단체의 조사결과, 하수 슬러지는 거의 20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미국 농경지를 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는데 이로 인해 미국 농경지에선 유독성 물질인 PFAS(과불화화합물)가 다량 검출되고 있다.

영국의 카디프 대학 연구에 따르면 매년 3만1000~4만2000톤의 미세 플라스틱 또는 수백조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유입돼 유럽 농지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부적으로 1mm에서 5mm 사이의 최대 6억5000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매일 영국 웨일즈 남부의 한 폐수 처리장에 유입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입자가 하수 슬러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서린 윌슨(Catherine Wilson) 카디프 대학 교수는 “농지에 버려지는 미세 플라스틱의 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것 보다 과소 평가됐을 수 있다”라며 "실질적으로 미세 플라스틱은 어디에나 있으며 너무 작아서 볼 수 없을 뿐 어느곳에든 오랫동안 머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디프 연구소는 유럽 농경지의 미세 플라스틱의 농도가 해수면에서 발견되는 수치와 비슷한 상황이며, 하수 슬러지를 농경지의 비료로 사용하는 관행이 플라스틱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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