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하락…실내 마스크 해제에 ‘화색’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국내 뷰티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중국 소비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때문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4분기만 놓고 보면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으며, 실내 마스크 해제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까지 예상되면서 뷰티업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장품을 취급하는 기업들과 채널들은 마스크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뷰티 행사에 나선 모습이다. 메이크업 쇼와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고, 색조와 향수 등 그동안 직접 테스트하기 어려웠던 제품을 위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위클리서울/ 디자인=이주리 기자

“中 봉쇄에”…K뷰티 ‘주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실적을 공개했다. 전 브랜드가 포함된 그룹으로 보면 지난해 매출은 4조 495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3.7% 줄어든 2719억 원이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의 하락으로 인해 전년 대비 16.1% 감소한 2조 58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7.3% 감소했다.

특히 해외 사업은 아시아 지역 매출 하락으로 인해 전년 대비 17.1% 감소한 1조 493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4.3%나 줄어든 81억 원이다.

다만, 로드숍 등 주요 자회사들은 흑자 전환하며 선방했다. 에뛰드는 인플루언서 협업 제품의 판매 호조로 멀티브랜드숍과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성장했다. 이니스프리와 에스쁘아의 영업이익도 온라인 채널 매출이 확대되며 흑자 전환했다.

오설록은 프리미엄 티 세트 판매 호조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티 클래스’와 ‘티 칵테일’ 등 새로운 고객 경험도 제공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아모레퍼시픽은 큰 성장을 거뒀다. 4분기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31.5% 증가한 786억 원이다. 해외의 경우 4분기 북미 매출은 99%, 유럽 매출은 69%나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1년 내내 반복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큰 영향을 끼쳤다”며 “다만 아세안 지역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브랜드의 가치 제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유통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했다”며 “그 결과 국내에서는 온라인 채널 매출이 증가했으며, 해외에서는 북미 시장에서 높은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소비 둔화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한 7조 1858억 원,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7111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뷰티 사업 매출은 3조 2118억 원, 영업이익은 30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7%, 64.7% 감소했다. 4분기로 보면 매출은 23.7% 감소한 8701억 원, 영업이익은 57.7% 감소한 792억 원이다.

생활용품(Home Care&Daily Beauty)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조 2098억 원을 달성해 7.4%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89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다만, 음료 사업은 카타르 월드컵 영향으로 편의점과 배달 채널 등에서 탄산음료 판매가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장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지난해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 ‘후’ 브랜드가 틱톡, 콰이쇼우 등 신규 온라인 플랫폼에서 1위를 달성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며 면세점 등 주요 채널에서 매출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루나’와 ‘에이지트웨니스’ 등을 운영하는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 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2197억 원, 영업이익은 2% 감소한 28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로만 보면 호실적이다. 매출액은 650억 원, 영업이익은 8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13.6% 성장했다.

애경산업 측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는 ‘로프트’(LOFT), ‘프라자’(PLAZA) 등 일본 주요 오프라인 12개 채널에 진출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며 “중국에서는 라이브 커머스 채널 중점 운영을 통해 매출 채널을 다변화하며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과 소비 침체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실내 마스크 해제에 ‘활짝’

코로나19 영향으로 뷰티업계 매출은 하락했지만, 실내 마스크 해제로 인해 실적 개선의 희망이 생겼다.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일인 1월 30일 전후 5일간(1월 28일~2월 1일) 브랜드 매출은 149% 급증했다.

빛을 본 카테고리는 색조다. 이 기간 아워글래스의 하이라이터와 블러쉬, 립밤, 컨실러 등 6개 색조 제품이 브랜드 판매 순위 10위 안에 새롭게 진입했다.

지난 3년간 상위권을 차지하던 제품은 아이라이너, 아이섀도우 등 눈 화장 제품과 기초화장품이 대부분이었는데 피부 화장을 위한 베이스 메이크업과 립 제품 구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판매 1위 제품은 입술에 광택을 주는 립글로스 타입의 ‘팬텀 볼류마이징 글로시 밤’이다. 기존에는 특유의 광택으로 마스크 착용 시 활용도가 높지 못했으나, 이번 마스크 해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인기 제품으로 등극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색조 화장품 매출이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며 “관련 수요를 잡기 위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마스크 해제는 물론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올해부터 뷰티업계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마스크를 벗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것”이라며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짐과 동시에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전 세계인의 구매 니즈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데믹으로 인해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피부미용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화장품의 경우 엔데믹으로 인해 북미, 유럽, 일본 포함 아시아 등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색조 화장품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에 따라 수출 및 면세점 채널의 경우 전년 대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중국 인바운드가 회복될 경우 국내 면세점 채널 통한 화장품 판매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때가 기회”…체험·프로모션 강화

뷰티업계는 코로나19 내내 테스터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특히 립 제품과 향수의 경우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는 규제에 따라, 직접적인 테스트를 하지 못하고 종이나 손등 발색을 해야만 했다.

최근 노마스크와 해외 여행객 입국에 대한 기대감에 테스터는 물론 메이크업 쇼, 팝업 등의 행사가 속속 열리고 있다. 온라인 프로모션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2월 4일까지 나스의 메이크업쇼를 진행했다. 이어 2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디올 뷰티 팝업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3일부터 12일까지 ‘블루밍 뷰티 위크’를 주제로 뷰티 상품군 이벤트를 연다. 아모레퍼시픽, 시세이도, 바비브라운 등 37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프로모션이다.

신세계백화점도 2일부터 10일까지 에스티로더, 설화수, 입생로랑 등 7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신세계 코스메틱 페어’를 운영한다.

G마켓은 봄을 앞두고 뷰티 패션 행사를 연다. ‘리르 모이스처 틴트 립밤 3개(9900원)’, ‘김정문알로에 큐어 젤리 마스크 2개(각 10매·1만 7900원)’ 등 여러 가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GS샵 TV홈쇼핑은 지난 1월 25일부터 31일까지 립 메이크업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604% 증가함에 따라 뷰티 특집 방송을 마련했다.

GS샵에서 190만 병 판매된 순수 비타민C 엠플 ‘베리홉’, 방송 9회 만에 17만 병 판매된 기능성 엠플 ‘매스티나’, 피부미용 기기 ‘메디큐브’, 스테디셀러 ‘에이지투웨니스’ 등을 판매한다.

롯데온 온앤더뷰티는 2월 8일까지 향수 통합 행사 ‘일상의 순간을 함께 할 향수’를 진행한다. 향수 구매 시 최대 10% 카드 즉시 할인과 온앤더뷰티 클럽 회원 대상 엘포인트 7000점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한다.

황형서 롯데온 백화점 마케팅 팀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색조 메이크업뿐 아니라 향수를 찾는 고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오랜만에 향수를 구매하거나 본인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고객들을 위해 상황과 이미지에 따라 향수를 제안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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