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교통·인프라 '삼박자'...전지훈련 '핫플'
대형야구장 3면 한데 모인 '최적의 장소'

[위클리서울=전두흥 기자] 경남 의령군에 위치한 친환경야구장이 동계 훈련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야구장은 겨울에도 평균 영상 기온을 유지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적고, 고속도로 나들목과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 드물게 천연잔디 3면의 야구장을 갖추고 있어 겨울철 전지훈련 장소로 최적의 여건을 자랑하고 있다.

3일 의령친환경야구장에는 서울. 안산, 세종,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16개 중학 야구단이 모여 8회 의령군수기 전국중학교 야구대회 개회식을 열고 8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제8회 의령군수기 전국중학교 야구대회 개회식을 진행하고 있다. ⓒ위클리서울/의령군

이날 의령친환경야구장에서는 대형 버스가 넘쳐났다. 전국에서 온 선수단 버스는 물론이고 학부모들까지도 버스를 대절해 자녀들을 응원하기 위해 의령을 방문했다. 개막식에만 팔백여 명의 사람들이 운집했다.

'의령군수기 전국중학교 야구대회'는 3월 굵직한 전국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마지막 실전 무대로 최고의 선택지라는 정평이 나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감독과 선수, 심판들은 한목소리로 의령친환경구장의 주변 자연환경이 야구 경기를 하기에 최적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10년째 의령친환경야구장을 겨울 동계훈련지로 택하고 있는 경남중 김상욱 감독은 "의령군수기 야구대회는 실전 감각을 키우기 좋다. 우선 기온이 선수들을 돕는다"며 "의령에서 구슬땀을 흘린 것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바탕이 된다. 프로선수로 배출되는 역사가 의령에서 시작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감독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영등포구BC 정진우 감독은 "의령은 바람이 덜 불고 따뜻하고, 야구장이 산만하지 않고 정돈이 잘되어 있어 운동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했다. 다른 감독의 추천으로 의령에 왔다는 안산BC 이민호 감독 역시 따뜻한 날씨로 기술 쌓기에, 충분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개회식이 열린 이날 의령 온도는 10.8도로 경남에서 가장 높았다.

대부분 도시에서 온 선수들은 야구장 공기부터 다르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충남 메티스BC 김찬민(16) 선수는 "도시에서 야구하며 느낄 수 없는 공기로 정말 좋은 숨을 쉬며 경기하는 기분"이라는 말했고, 세종BC 이현빈(16) 선수는 "우선 너무 조용해서 집중이 잘되고, 야구장 주변 배경이 확 트여 있어 기분이 좋다. 날씨도 따뜻하고 공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허성영(53) 심판은 "의령 친환경 야구장은 바닷바람이나 강바람이 불지 않는 아주 큰 장점을 가진 구장"이라며 "3면의 야구장 규모도 보통 이상으로 몇 가지 부분만 개선된다면 이름 있는 전국대회 유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숙제도 있었다. 감독 대부분은 인조잔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부모들은 숙소와 식당 등 지역 경제 인프라 부족을 꼽으며 의령군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의령군 친환경 야구장에서 제8회 의령군수기 전국중학교 야구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위클리서울/의령군

의령군 야구소프트볼협회 장은기 회장은 "더 큰 규모의 전국대회 유치를 위해서는 시설 개선은 필수"라며 우선 인조잔디 문제를 해결할 뜻을 보였다. 유찬 전무이사는 "선도적으로 출발한 의령친환경야구장이 후발주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기만큼이나 좋은 시설로 야구인들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령친환경야구장은 동계훈련지로 매년 20개 팀이 참여하고, 매주 주말에는 사회인 동호회 20~30팀, 500명이 넘는 사람들로 야구대회가 펼쳐진다. 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의령군은 전지훈련팀에게 최대 150만 원의 훈련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오태완 군수는 "운동선수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의령이 동계훈련지의 최적지로 명성을 얻는데 더 세심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오는 10일까지 전국에서 16개 팀, 6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조별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팀에는 200만 원, 준우승팀에는 15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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