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생물다양성 보호·ESG 도입 등 미흡” 지적

4대 금융지주 사옥 ©위클리서울/각사
4대 금융지주 사옥 ©위클리서울/각사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성을 띄고 있다. 기후리스크 관리 능력도 증가해 아시아 국가 중 상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생물다양성 보호 및 고객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도입 요구에 부합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신한은행은 민관협력 온실가스 감축기구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1000만 원 등 물품을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해당 금액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12월 ‘녹색기업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확산 및 녹색금융 활성화 기여 공로를 인정받아 받은 포상금이다.

기부금은 오는 6월 환경부와 기후 환경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하절기 폭염대응 취약계층 지원사업’ 중 취약가구에 직접 방문해 에어컨 설치 등 폭염대응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토마스 앙커 크리스텐센(Tomas Anker Christensen) 덴마크 기후대사 및 아이너 옌센(Einar H.Jensen) 주한 덴마크대사와 만나 탄소중립과 산업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녹색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양국은 2011년 녹색성장동맹 출범 이후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협력해 왔다. 크리스텐센 기후대사가 2020년 임명 이후 매년 한국을 방문해 녹색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은 지난해 12월부터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를 통한 기후위기 대응 및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아시아산림협력기구와 ‘레드플러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레드플러스는 개발도상국의 산림 보전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활동으로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에서 제안돼 국제사회에서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한국임업진흥원이 주관한 「민간분야 레드플러스 타당성 조사 지원사업」시행 기업으로 선정됐고, 8월 레드플러스 타당성 조사를 캄보디아에서 수행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의 경우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과 영국 대사관, 이화여자대학교 및 국내 주요 기업과 함께 선진화된 「기후리스크 관리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금융계와 산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6개사 CEO가 참석해 민(民)·관(官)·학(學)이 기후변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이밖에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도 지난해 환경교육 주간을 맞아 임직원 환경교육 특강을 실시한 바 있다.

이렇듯 은행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KB국민·하나·신한·우리·IBK기업은행 등 국내 5곳을 포함한 총 46개 아시아 은행들의 지속가능금융 도입 성과를 분석한 ‘2022년 지속가능 은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관련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금융배출량 계획 참여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과학기반목표설정에 참여하는 비중도 2021년 7개(15%)에서 2022년 18개(3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새롭게 평가된 수산업 부문을 보면 아시아 은행들 대부분이 수산업 관련 리스크 관리에 미흡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평가에 참여한 은행 중 23개(50%) 정도가 수산업 관련 환경 및 사회 리스크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고, 9개(20%) 은행만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공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도 어획 관련 고객에 관한 정책은 수립된 반면, 양식업이나 가공 및 유통, 판매업에 종사하는 고객에 대한 정책 수립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일부 은행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팜오일 생산 관련 기업에 제3자 글로벌 인증 및 가입(NDPE, RSPO)을 독려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윤희 WWF 한국 사무총장은 “앞으로는 고객협력부문의 정책 및 기대치를 강화하는 것이 지속가능금융 도입 수준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국내 은행들의 노력을 환영하지만 아직은 2050 넷제로와 생물다양성 회복 달성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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