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올릴 R&D 성과, 상품 비중 수익성 등 한계 지적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보령 본사 ⓒ위클리서울/보령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보령 본사 ⓒ위클리서울/보령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중견 제약사들이 컨센서스(다수의견)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 가운데 증권가의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아 눈길을 끈다.

KB증권은 종근당에 대해 “상위 전통 제약사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높은 데다 ADC(항체 약물 복합체) 전문업체인 시나픽스에서 플랫폼 기술을 도입해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2022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1419.8% 증가한 3889억 원, 150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액을 경신한 것인데 독감 유행에 따른 타미플루 처방 급증과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 골관절염 치료제 이모튼이 성장을 견인한 것이란 분석이다.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비 6.1%, 10.5% 증가한 1조5616억 원, 1184억 원으로 추정했는데 기존 만성질환 의약품 호조세에 신제품 효과가 더해져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 1221억 원으로 블록버스터에 등극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캐이캡(테고프라잔)도 저용량 제품이 출시 돼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주와 현재 약가 협상 중인 위염 치료제 천연물 신약 지텍도 기대가 크다는 것.

다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미 있는 R&D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신제품 출시와 강한 영업력으로 안정적인 매출액 증가와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뽐내고 있지만 기업가치를 늘리기 위한 의미 있는 R&D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보령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보령은 2022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21%, 26% 증가한 1916억 원, 117억 원(영업이익률 6%)을 기록했다. 매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를 초과했는데,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 수탁사업 등 모든 사업에서 고르게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젬자, 자이프렉사, 알림타 등의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LBA) 전략과 무형자산 상각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2월 특허 만료되는 카나브의 제네릭 출시로 인한 수익성 악화 위험과 함께 지난해 본업과 무관한 우주 사업에 투자한 것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령은 올해 카나브 중심의 복합제 성장과 LBA 전략으로 외형성장은 지속되겠으나 상품비중 증가와 도입제품의 상각비용 증가로 큰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에 제시한 전략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 투자심리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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