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도 ‘초저가’ 상품 앞세워 매출 견인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고물가 시대에 장을 보려는 서민들의 부담이 날로 늘어가면서,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구매하지 않겠다고 아예 지갑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고물가 상황 속 유행했던 ‘무지출 챌린지’는 아예 챌린지가 아닌 현실이 돼버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비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초저가 자체브랜드(PB)상품 등을 줄지어 선보이며 꽉 닫힌 지갑을 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고물가 시대, 초저가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체들이 눈길을 끈다.

 

ⓒ위클리서울/ 디자인=이주리 기자

‘경제적 크루아상’ 이어 편의점들 초저가 경쟁

새해 첫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2%를 기록했고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더해지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품목을 중심으로 한 근원물가 지표 역시도 전년대비 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빵(14.8%), 스낵과자(14.0%), 커피(17.5%) 등의 상승세가 커졌다.

빵값 비싸서 빵을 못 사먹겠다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선 것은 신세계푸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8일 ‘경제적 베이커리’ 프로젝트에 돌입하며 첫 제품으로 ‘경제적 크루아상’을 선보였다.

겹겹이 쌓인 바삭한 페이스트리의 식감과 은은히 퍼지는 버터 풍미가 특징인 정통 크루아상 세트는 8입 기준 5980원, 개당 748원 꼴이다. 일반 베이커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크루아상보다 약 50%가량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측은 “앞으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고품질의 빵을 꾸준히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빵값 등 부담을 낮추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초저가 상품 출시에는 ‘편의점’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CU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저가 콘셉트로 ‘득템 시리즈’를 론칭하고 김치‧라면‧계란‧티슈 등 고객들의 구매수요가 높은 상품들을 기존 상품의 절반 수준의 가격에 출시해왔다.

실제로 CU 득템 시리즈는 론칭 1년4개월 만인 작년 6월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달성한 뒤 11월 600만개를 거쳐, 고물가 상황 속 가속도가 붙으며 이달 업계 최초로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달성했다.

물가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작년 한해 CU 득템 시리즈 매출은 전년 대비 8.4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올해 약 두달간 작년 대비 7.3배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CU 측은 설명했다.

득템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CU는 이달 20번째 상품 ‘볶음김치 득템(2500원)’을 내놓는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이고 있는 득템 시리즈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소용량 반찬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6월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Good People)’을 론칭하고 달걀, 삼겹살, 두부, 콩나물 등의 상품을 저렴하게 선보였다. 굿민 브랜드 상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분기 대비 30% 증가했고, 누적판매량은 250만개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위클리서울/ 정다은

대형마트도 ‘초저가’ 상품 앞세워 매출 견인

이마트에서도 팔을 걷어 붙였다. 이마트는 지난 3일부터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보탬이 되겠다며 ‘더 리미티드(The Limited)’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더 리미티드’는 매 분기별로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선‧가공‧생활용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국민 물가안정 프로젝트’로, 30년간 쌓아온 유통 노하우와 근본적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정상가 대비 최대 50%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1차로 선보이는 상품은 신선식품 15개, 가공식품 27개, 일상용품 6개까지 총 48개다.

지난 한해 화제를 모았던 홈플러스 ‘당당치킨’ 역시도 고물가 상황 속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 라인으로 약 14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당당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6월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홈플러스 델리상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4%나 증가했다.

먹거리 품목을 강화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식품 매출도 오름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지난달 29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5개점 식품 매출은 전년대비 약 54% 증가했으며, 강서점 식품 매출의 경우 2배 가량 뛰었다는 후문이다.
 

해수부, 2월 대한민국 수산대전 행사 꺼내 들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자, 정부에서도 앞다퉈 나서는 모습이다. 해양수산부는 소비자 체감 물가를 인하하고자 오는 26일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2월 깜짝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행사는 소비자가 대형마트나 온라인몰 등에서 수산물을 구입할 때 최대 50% 할인을 지원하는 행사로, 정부가 1인당 1만원 한도로 20% 할인을 지원하고 참여업체의 자체할인을 추가해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2월 행사에는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조기‧마른멸치 등과 광어·우럭 포장회 등 물가관리 품목, 문어‧멍게 등 제철 수산물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 수협바다마트, 농협하나로마트, 우리마트 등 14개 오프라인 업체와 우체국쇼핑, 마켓컬리, 쿠팡, 수협쇼핑 등 26개 온라인 쇼핑몰이 참여한다.

구도형 해수부 유통정책과장은 “최근 국내 생산 부진으로 공급이 줄면서 수산물 소비자물가가 오름세로 수산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2월 특별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국민들의 먹거리 물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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