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 광고 등장, 브로커 적발도 잇따라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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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이한 가운데 전범국 러시아에서도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데 따른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BBC는 최근 몇 달 동안 5000명 이상의 임신한 러시아 여성들이 시민권을 얻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비행기를 통해 입국한 여성들도 33명에 달했는데 이들 모두 임신 마지막주의 만삭상태였다는 것.

그들은 관광을 위해 아르헨티나에 방문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앞서 입국한 대다수의 여성들이 자녀를 아르헨티나인으로 등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원정출산이 줄을 잇고 있다고 풀이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인들은 현재 87개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무비자로 171개국에 입국할 수 있는 데다 1995년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협정 이후 이민자들에게도 지난 5년 동안 범죄 기록이 없다면 일하고 살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이 협정은 아르헨티나의 오랜 문제로 제기돼 왔던 불법 체류자들을 합법적인 거주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아르헨티나행 원정출산을 돕는 웹 사이트도 다수 오픈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활발한 광고를 진행 중이다.

BBC에 공개된 웹 사이트에는 출생 계획, 공항 픽업, 스페인어 수업 등에 대한 정보와 함께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좋은 병원 및 숙박비 할인과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브로커들은 원정출산에 필요한 법적절차 및 문서 발급 등을 대행해 주고 3만5000달러(약 4400만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러시아에선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회는 지난 12월 새로운 반LGBT(성소수자) 법을 통과시킨 후 많은 드래그 퀸(여장남자)들이 공연기회를 잃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BBC에 따르면 드레그 퀸 중 한 명인 다냐(Danya)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젠더 블렌더(Gender Blender) 라는 퀴어(성소수자) 클럽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해 왔는데 새 법에 따라 그녀는 실업자로 전락한 것이다.

러시아의 새로운 법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을 금지한다. 법을 어기는 사람에게는 최대 40만 루블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조직이나 언론인에게는 훨씬 더 높은 벌금이 부과된다. 법이 통과된 후, 다냐는 러시아를 떠나 프랑스로 이주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답게 행동하는 것’이 ​​불법인 나라에 사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이 법안은 모스크바가 소위 특수 군사 작전을 시작한 직후인 지난 여름 러시아 입법 시스템을 통과했는데, 이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와 싸울 뿐만 아니라 ‘서방의’ 가치와도 싸우고 있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불법 합병을 기념하기 위해 크렘린에서 연설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은 서방과 LGBT 권리를 '사탄주의'라고 비난했다.

LGBT 활동가 피오트르 보스크레센스키(Piotr Voskresensky)도 러시아의 성소수자 탄압이 우크라이나 전쟁과의 연관성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부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지난해 9월 러시아 최초의 LGBT 전시회를 열었지만, 새 법에 따라 전시회는 개점휴업 상태로 알려진다.

법안 채택 이후 검열도 강화되고 있다. 온라인 영화관은 LGBT를 주제로 한 영화와 TV 시리즈를 삭제하고, 게이가 등장하는 장면을 편집했다. 러시아의 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HBO 드라마 '화이트 로터스(The White Lotus)'의 한 에피소드에서 '게이'라는 단어를 '남자'로 바꾸고, 수건으로 한 남성 캐릭터의 뒷모습을 편집했으며, 남성 성관계 장면을 삭제했다. 전국의 상점에서는 LGBT 테마와 캐릭터가 포함된 앨범 및 서적이 자취를 감췄다. 최근 발매된 '두 남자의 로맨스 이야기(Shattered)'에서는 편집자가 전체 섹션을 검은색 선으로 대체해 편집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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