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전 시리아 국제사회 외면…“지원 절실한 시점”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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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양국을 대하는 전 세계의 도움의 손길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BBC는 몇몇 스페인 의사를 제외하고 시리아의 지진 피해 지역에 도달한 국제 구호 팀이 전무한 상황이며,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지진 발생 이후 UN이 구호물자 등을 보낸 트럭도 14대에 불과하다는 것.

시리아가 이처럼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는 10년 이상 지속된 내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내전은 2011년 4월부터 현 시리아 대통령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축출하려는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중동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중동의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는 1963년 쿠데타로 집권한 바트당을 기반으로 1970년에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아사드와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가 40년 넘게 부자 세습 독재정치를 이어왔다. 이에 독재 체제 타파를 원하는 시리아 시민들이 2011년 3월 15일 바샤르 알아사드와 바트당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 알아사드가 군대를 동원해 이 시위를 유혈 진압함으로써 내전으로 번졌다.

내전은 시리아 내 소수 종파인 알라위파를 포함, 전체 인구의 7분의 1 정도인 이슬람교 시아파 집권 세력과 다수 종파인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인 이슬람교 수니파 간 종교 전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알아사드 정부는 오랜 우방인 러시아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반군은 알아사드 정부에 적대적인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고 있다.

지진 피해자 중 한 명인 아부 알라(Abu Ala')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으로 인해 사망한 딸은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지만 골든타임이 지나도록 더딘 구조작업으로 인해 발견하지 못한 아들은 이미 죽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아들의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시리아 민방위군(화이트 헬멧이라고도 함)만이 야당 점령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곡괭이와 쇠 지렛대가 그들이 가진 구조 장비의 전부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토니오 쿠테흐스 UN사무총장은 “장기 내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는 지진 발생으로 더욱 피해가 커졌다”라며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닌 막대한 지원과 통합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된 지진으로 3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턱없이 부족한 구호품과 식료품으로 인해 약탈행위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튀르키예 지진 생존자 레사트 고즐루(Resat Gozlu)는 “구조 대원들이 지진 발생 3일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잔해 밑에 갇혀 있고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람들도 존재한다”라며 “구조가 늦어지면 심각한 건강 문제와 질병이 발생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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