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위클리서울=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 저는 지금 베트남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베트남 전쟁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졌습니다. 언젠가 베트남을 방문하고 싶었던 작은 꿈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은 50여 소수민족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수민족들 중에서 베트남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중국과 라오스 국경 지대에 있는 곳을 중심으로 소수민족들의 사람들과 삶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다닌 곳 중의 작은 풍경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3000미터가 넘는 판시판산은 ‘동남아의 지붕’이라고 부릅니다. 서북부 지역의 소수민족들은 판시판산 아래의 여러 지역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의 삶으로 일관했습니다. 중국과 라오스의 박해를 피해 베트남으로 이주했던 사람들은 높은 산 위에서 땅을 개간하고 살았습니다. 이미 평지에는 정착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소수민족 사람들은 중국과 라오스의 박해를 피해 베트남으로 밀려왔다. 그들은 높디높은 산지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삶을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했다. 그들이 개간한 다락논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산물이며, 그들의 불멸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역사이다. ⓒ장영식
베트남 소수민족 사람들은 중국과 라오스의 박해를 피해 베트남으로 밀려왔다. 그들은 높디높은 산지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삶을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했다. 그들이 개간한 다락논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산물이며, 그들의 불멸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역사이다. ⓒ장영식

베트남 해방전쟁 과정에서 호치민 주석은 소수민족들의 삶을 존중했습니다. 그들의 문화와 교육을 존중했습니다. 물론 소수민족들 중에서는 프랑스와 아메리카 편에 서서 베트민 군과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소수민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장성 동반 지역을 다스리던 묘족왕이 호치민과 함께 프랑스의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호치민과 손을 잡고 독립해방투쟁에 함께했습니다. 대부분의 소수민족도 호치민과 함께 베트남 해방전쟁에 함께했습니다.

그 결과 베트남은 중국과는 달리 소수민족에 대한 포용과 존중의 열린 정책을 펼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베트남은 스스로 ‘킨’이라고 부르는 ‘비엣’족들과 함께 소수민족들이 조화와 협력 그리고 다양성으로 이루어진 통합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장성 동반의 메오박은 북쪽 묘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묘족은 호치민의 해방전쟁에 손을 잡고 함께 투쟁했다. ⓒ장영식
하장성 동반의 메오박은 북쪽 묘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묘족은 호치민의 해방전쟁에 손을 잡고 함께 투쟁했다. ⓒ장영식

우리는 이주민들인 소수민족들을 존중한 호치민의 정신처럼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증오와 분노가 아니라 화해와 협력 그리고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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