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시장이 있다?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시장이 있다?
  • 김은영 기자
  • 승인 2023.03.02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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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탐방] 방이 전통시장
ⓒ위클리서울/ 김은영 기자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9호선 송파나루역 중간에 위치한 방이 전통시장. 이곳은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지는 방이동 먹자골목 인근에 위치해 야시장으로도 유명해졌다. 방이시장은 1980년도 말부터 형성된 상점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인근 재래시장에 비해서는 다소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지금은 240여 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는 제법 규모가 큰 재래시장으로 성장하며 지역 주민들과 구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송파구청에 의하면 방이시장의 점포 중 70%는 시장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골목형 시장으로 최근 더욱 현대식으로 정비되어 여타 다른 재래시장과 같지 않고 넓은 도로에 청결한 점포들로 정비되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 송파구 대표 전통시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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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네온사인에 상인들 손놀림이 더욱 바빠지는 야시장

방이시장을 알리는 것은 한글 초성 시옷자 모양의 커다란 아치형 조형물이다. 이 조형물이 방이시장의 대문 역할을 한다. 조형물 위에는 LCD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어 밤이 되어도 이곳이 방이 전통시장임을 확실히 알려준다.

 

ⓒ위클리서울/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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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1980년부터 형성되었지만 처음부터 이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방이시장을 알려주는 거대한 조형물은 지난 2008년도에 만들어진 것이다. 차들이 오갈 수 있는 넓은 도로와 현대식 상점들도 국비와 시비를 들여 재탄생되었다. 지난 2021년도에는 어둡던 바닥을 다시 색칠하여 시장 분위기가 더욱 깔끔해졌다. 이렇게 재정비된 방이시장은 여타 다른 재래시장과는 달리 모두 야외에 위치한 상점들로 구성되어 있다.

 

ⓒ위클리서울/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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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골목 양옆으로 채소, 과일, 떡, 의류, 수산물, 축산물 등 다양한 상점들이 빽빽이 들어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넓은 도로 덕에 차가 시장을 가로질러 다닐 수 있는 것도 방이시장의 장점 중 하나다. 이 중 방이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무엇일까. 이구동성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먹거리다. 시장 먹거리 상점들 중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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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장 입구를 지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곱창집이 첫 번째 맛집이다. 그러고 보니 시장 입구에서부터 코를 자극하는 돼지 곱창 냄새가 풍긴다. 방이시장 곱창집의 인기 비결은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맛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니 줄 서서 먹을 만하다. 테이블은 몇 개 되지 않은 작은 가게지만 가성비와 맛을 사로잡은 맛집이기에 10년 넘은 역사를 유지하고 있다. 테이블에 못 않는 서운함은 포장으로 만회할 수 있다. 한 잔 하기 위해 들리는 손님들도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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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집을 지나면 커다란 냄비에 한 솥 가득 죽을 하루 종일 끓이는 죽집과 겨울철 구미를 당기는 모락모락 피어나는 어묵과 떡볶이를 파는 어묵 판매점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목을 잡는다. 밤이 되면 더욱 출출해지기 마련이다. 이곳은 밤에도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다. 쫄깃쫄깃한 찹쌀로 만든 꽈배기와 크로켓은 어떠한가. 줄이 너무 길어서 수량 제한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꽈배기집이다. 찜기에서 막 꺼내는 손 만두와 직접 기름에 튀겨내어 바삭한 돈가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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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많은 맛이 공존하는 방이시장이지만 그중에서도 직접 밀가루 반죽을 해서 만드는 손칼국수는 방이시장에 갔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중 별미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직접 만든 면과 육수로 만들어낸 손칼국수는 장보기로 출출해진 배를 달래주는 최고의 음식이다. 다소 맵게 먹고 싶은 사람에게는 얼큰 칼국수를 권한다. 한껏 땀을 내고 나면 다시금 장보기에 나설 힘이 생길 정도로 입맛을 돋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아이들에게는 돈가스를 함께 먹어도 좋겠다. 소스도 직접 만들어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양배추와 단무지가 커다란 접시 하나에 다 함께 담겨 나와 옛날 생각도 나는 추억의 돈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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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 올림픽 공원 등 인근 볼거리 가득한 송파 방이시장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어 장보기도 겁이 난다. 그래도 재래시장에 오면 그나마 가격 대비 푸짐한 농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기에 안심이다. 방이시장도 싱싱한 농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 마트에서는 100g에 3천 원 넘는 돼지 삼겹살이 시장 정육점에서는 2천 원 수준이다. 쇠고기는 물론이고 돼지고기 가격도 천정부지 올랐다. 고기뿐이랴. 요즘은 채소가 더 비싸다. 호박이 한 개에 4천 원을 호가하고 상추도 100g에 3천 원이 넘는다. 그래도 시장은 아직 인심이 좋다. 가격도 대형 마트보다 싸지만 정량보다 한 줌 더 얹어주는 정이 아직 남아있다. 그래서 시장이 좋다.

 

ⓒ위클리서울/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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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생선가게에는 갈치, 조기, 고등어들이 좌판에 한가득 정렬되어 있다. 플라스틱 상자 안에서 꺼낸 생선들이 눈을 반짝이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과일도 싱싱하다. 사과, 귤, 딸기, 천혜향, 레드향, 감 등 국내산 제철 과일과 애플망고, 바나나, 자몽 등 수입산 과일이 공존한다. ‘농산물직거래장’이라는 간판을 보면 더욱 믿음이 간다.

 

ⓒ위클리서울/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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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향해 가다 보면 대형 프랜차이즈 간판을 단 빵집이 아닌 소규모의 베이커리 판매점에서 만든 쿠키들이 올망졸망 매대 위에 놓여있다. 계란쿠키와 초코칩 쿠키, 프레첼이 들어간 머랭 쿠키 등 색색깔 이쁜 서양식 과자들이 먹음직스럽다. 무엇보다 시중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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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에는 ‘마트’도 있다. 태방마트에는 다양한 공산품들을 대형 마트에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묶음 판매가 많은 대형 마트와는 달리 작은 단위로 이뤄진 소품목 구매가 가능해서 1인 가구에서도 부담 없이 상품을 구매하기 좋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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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방이시장에서는 다양한 상점들이 공존한다. 일반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과일, 채소, 수산물, 축산물 가게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등을 살살 긁어줄 꼭 필요한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각종 전기 조명이나 열쇠 등을 고쳐주는 전파사나 약국, 노래방, PC방, 탁구클럽, 안경점, 독서실, 법무사, 한의원, 커피전문점, 편의점, 재활치료원 등 없는 게 없다. 시장의 시작점이 있다면 끝도 있다. 서문 아치형 간판을 시작으로 시장 구경을 시작했다면 동문 시장 간판으로 나오게 된다. 방이시장의 동문은 일자형 직사각형 모양의 초대형 간판이 세워져 있어 입구의 시작과 끝을 알려준다.

시장 구경이 끝나면 인근 유명한 지역들도 한번 가보자. 방이시장은 송파구의 명물 올림픽공원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올림픽 공원은 1988년도에 지어진 국립종합경기장이다. 40만 평 대지에 자연이 어우러져 있어 우리나라 대표 공원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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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롯데월드와 강남권까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빌딩 제2 롯데월드타워도 방이시장 인근 볼거리 중 하나다. 꽃 피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롯데월드를 둘러싸고 있는 석촌호수를 가보는 것이 좋겠다. 벚꽃이 흩날리는 호수 주변을 걷노라면 그 순간만은 인생사 여러 고민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곧 꽃이 피는 봄이다. 봄이 온다 생각하니 마음이 다급해진다. 꽃구경에 맛있는 간식과 먹거리까지 시장을 다니며 즐길 생각에 행복하다. 봄바람이 불면 동네 전통시장을 찾아 맛있는 먹거리도 먹고 장도 보고 천천히 산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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