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국내 5대 소비분화 현상과 시사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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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코로나19 이후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함께 고물가 및 저성장 기조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 소비 성향도 민간부문의 소비 패턴이 점차 양극화 내지는 분화돼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5대 소비분화 현상과 시사점’에서 소비 분화 현상을 ‘외수형 소비 확대 vs 내수형 소비 축소’, ‘현시적 소비 증가 vs 절약형 소비 증가’, ‘비대면 소비 가속 vs 대면 소비 위축’, ‘착한 소비 증가 vs 나쁜 소비 감소’, ‘경험소비성향 확대 vs 소유소비성향 축소’ 등 5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진정에 의한 각국의 리오프닝 가속화, 보복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학이나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해외 소비지출(외수형 소비)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에 고물가와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소비(내수형 소비)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해외 소비지출 증가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는 물론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 상승 예방을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물가와 경기둔화로 소비자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자 쓸데없는 지출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절약형 소비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는 지출 절감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구입하는 소비 전략과 함께 공동구매 및 중고제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절약한 지출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고가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형태도 양립하는 상황이다. 경기 불황에도 호텔에서 판매하는 10만원에 육박하는 빙수, 1인당 최고 50만원을 상회하는 오마카세, 1박에 100만원 가량의 호텔 최고급 스위트룸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원은 “소비패턴의 양극화로 초저가나 초고가에 해당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은 물론 상품 및 서비스 등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는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소비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향후 비대면 소비는 일시적 성장을 넘어 주된 소비 양식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개인신용카드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의 대면 소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축소된 반면, 전자상거래·통신판매를 통한 비대면 소비는 2011년 8.9% 수준에서 2022년 23.8% 수준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연구원은 “향후 비대면 소비가 주된 소비 양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신산업의 육성은 물론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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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존의 소비 결정 기준이 가격, 품질 등에 있었다면 이와 달리 사회, 환경 등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고려해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착한 소비'가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대다수(64.5%)는 친환경, 사회공헌활동 등 ESG(환경 Environment·사회 Social·지배구조 Governance) 경영을 실천하는 착한기업의 제품이 타사 동일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친환경 패키징 제품, 비건 화장품 등의 소비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바이콧(Buycott)이 증가하고 있다. 바이콧이란 불매운동(보이콧, Boycott)의 반대 개념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한 소비를 권장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원은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ESG 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라며 “실제로는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임에도 ESG 경영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ESG 워싱(Washing)’ 같은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저성장을 경험한 MZ세대가 경제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면서 소유보다는 경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형태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구독경제 및 가전렌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디깅(digging) 소비 트렌드도 확산되는 추세다.

연구원은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기업은 소비자의 소유 욕구를 자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통해 와우 포인트(Wow Point, 감동요인)를 제공할 수 있는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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