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멸종 시 인류 4년 안에 사라져...늦기 전 대책 마련해야”
“꿀벌 멸종 시 인류 4년 안에 사라져...늦기 전 대책 마련해야”
  • 박영신 기자
  • 승인 2023.03.06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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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협회 "정부 응애 방제, 필요하지만 전부 아냐"
농진청 무지도 사태 키워
Ⓒ위클리서울/픽사베이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이러한 아인슈타인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9~11월 사이 100억 마리의 꿀벌이 집단 폐사하거나 벌통에서 사라진 것이다. 벌통수로는 지난해 여름 290만개에서 연말에 248만개로 수개월간 40만개가 줄었다.

이러한 집단폐사·대량실종의 원인으로는 기후이상 현상과 농약의 축적, 벌에 기생하는 응애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유독 ‘응애’만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응애 박멸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꿀벌 폐사에 다양한 원인들이 영향을 미쳤음을 정부가 인정하고 이에 대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꿀벌 폐사 원인 '응애'만 지목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달 22일 꿀벌 폐사 원인으로 응애를 지목한 바 있다. 장기간 특정 성분의 방제제에 노출돼 내성이 생긴 응애가 꿀벌에 피해를 입혔다고 본 것이다.

이에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꿀벌응애를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약제 개발, 방역체계 구축 등을 정부가 추진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그러나 양봉업계는 정부가 양봉농가에 꿀벌 집단폐사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를 하려고 할 뿐 종합적인 원인 파악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농림부는 꿀벌 폐사를 양봉농가들의 응애 방제 실패로 몰고가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30~40년씩 양봉을 해 온 농가도 감당히 안 될 정도로 꿀벌이 100억 마리씩 집단폐사·대량실종됐는데 그 원인을 단순히 응애만으로 보기엔 납득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봉협회, 기후위기·농약 등 복합적으로 '작용' 

 

Ⓒ위클리서울/픽사베이

양봉협회는 “꿀벌 피해는 응애 외에도 기후변화와 농약(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살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제로 사용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유럽 등에서 꿀벌에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이 이 살충제를 꿀벌에 안전한 농약으로 등록해 항공방제에 사용해 왔다.

이상기후와 꿀벌의 집단폐사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한국양봉학회가 제기한 바 있다.

양봉학회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꿀벌의 월동 폐사와 실종에 대한 기온 변동성 영향'에서 지난 겨울 발생한 꿀벌 집단폐사와 대량실종에 영향을 준 기상현상은 2021년 10월의 급격한 기온 변화, 11~12월 이상고온 현상, 2022년 1~2월 이상고온과 한파 등으로 분석했다.

앞서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 겨울에도 약 78억 마리가 집단폐사·대량실종됐는데 그 원인으로 이상기후 현상을 지목, 분석한 것이다.

유엔, 2035년 꿀벌 멸종 '경고'...식량위기 등 인류생존 위기로 직결 

이같은 꿀벌 집단폐사·대량실종은 유독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명 ‘꿀벌군집붕괴현상’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6년과 2007년 2년 동안 미국 꿀벌의 약 40%가 사라졌다. 유럽 꿀벌도 2007년부터 연간 30%가 사라지고 있다. 아울러 2006년부터 2015년 사이에 지구상의 야생 꿀벌이 1990년대보다 25% 정도 감소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는 2035년쯤 꿀벌이 멸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0여 개 작물이 꿀벌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꿀벌의 멸종이 식량 부족과 인류의 생존 위기로 직결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정부가 기후 위기를 되돌려놓을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는 탄소 중립 실천과 아울러 생태계 복원 등 다양한 대책들이 포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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