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로 글로벌 OEM 美 진출 잇따라…中도 유치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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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자동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들의 북미 전기차 공급망 편승 열기가 뜨겁다. 이들은 전기차 전용 신규 공장을 설립하거나, 기존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등 북미에서 전기차를 최종적으로 조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OEM들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공급망 거점 확보에 힘쓰고 있는 이유는 작년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이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중 배터리 부품 요건과 핵심광물 요건을 충족하는 차량에 최대 7500달러(약 975만 원)의 세액공제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폴크스바겐부터 현대까지...美에 공장 설립·투자 박차

폴크스바겐 그룹은 이달 전기차 공급망 관련 투자계획 2건을 연달아 발표했다. 지난 3일 스카우트(Scout) 브랜드로 생산할 전기 SUV 및 픽업트럭 생산거점으로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블리스우드를 낙점한 데 이어 13일 캐나다 온타리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 발표한 것. 해당 공장은 유럽 외 권역에 세워지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최초 배터리 공장으로 2027년부터 생산이 개시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 약 25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채터누가와 멕시코 푸에블라 등 기존 공장의 확장·전환을 포함, 향후 5년간 약 71억 달러를 북미에 투자할 계획이다. 

같은 그룹 소속 아우디도 지난 2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거점을 물색 중이라고 밝히는 등 그룹 차원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대 중반으로 예정된 멕시코 공장의 설비 증설 등이 완료되면 폴크스바겐 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내 매출의 55%를 전기차로 거두겠다는 목표의 첫 번째 단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도 북미 전기차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17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상태다. 기존 스파르탄버그 공장과 우드러프에 고전압 배터리 조립 공장 신설에 투자할 예정인데 배터리는 엔비전 AESC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설립할 공장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켄터키에도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으며, 앨라배마 주의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에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외 현대자동차 그룹도 조지아주 서배나 인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비롯, SK온과 합작한 배터리 공장, 전기차 부품 공장을 짓고 있다. 도요타도 노스캐롤라이나에 배터리 공장 신축과 켄터키 공장 전환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OEM들은 경쟁적으로 북미에 전기차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을 통해 미국은 기존에 중국 중심으로 편성됐던 전기차 공급망을 재편, 다시금 자동차산업 종주국의 위치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도 전기차 업계의 북미 진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으로 오라!...‘신에너지차 도시’ 각축전

중국도 이러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좌시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과 선도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8년 연속 세계 최대 신에너지차 생산국이자 최대 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EVTank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전년비 99.1% 증가한 700만 대를 넘어섰으며 신에너지차 수출량은 68만 대로 12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에너지차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등 화석연료가 아닌 새로운 연료로 구동하는 자동차를 포괄하고 있다.

이 기간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95.6% 증가한 689만 대로 세계 시장에서 63.6%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량이 가장 많은 성(省)은 광둥, 산시, 상하이 순으로 나타난다. 1,2위인 광둥과 산시의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지난해 각각 100만 대를 넘어섰다. 테슬라가 중국 공장을 두고 있는 상하이의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99만 대로 전국 생산에서 14%를 차지했다. 상위 3개 성이 전국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8%에 달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최대 경제권인 창장삼각주(상하이·장쑤·저장)의 신에너지차 생산량 합계는 227만 대로 전국 신에너지차 생산에서 32.2%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주요 도시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에너지차의 도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시안, 창저우, 허페이, 창사, 선전과 같은 신흥 신에너지차 생산기지들은 BYD와 같은 전기차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 이차전지, 모터 등 핵심 소재·부품에서 완성차, 커넥티드카에 이르는 신에너지차 산업체계 구축에 전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중국 경제총괄 부처인 국가발개위가 개최한 ‘신에너지차 산업 현황 분석회의’에서 관련 기업, 협회,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산업의 안정적 발전, ‘위드코로나’ 시대 공급망·산업망 안정 등을 강조하며 정부가 공급망·산업망 대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올해 역내 소비회복 및 투자 활성화, 신에너지차 공급망 구축 및 산업 거점화에 무게를 둔 자동차 산업육성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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