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가맹점 수익성 개선 위해 불가피"
시민회의, "본사-가맹점 간 수익구조 개선 선행돼야"

서울 시내의 한 교촌치킨 가맹점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서울 시내의 한 교촌치킨 가맹점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최대 3천원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데 대해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교촌은 오는 4월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 인상을 품목별로 500원~3천원 사이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촌에 따르면 한마리 및 부분육 주요메뉴는 3천원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교촌치킨 기본 메뉴로 꼽히는 '교촌 오리지날'과 '허니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리얼 메뉴는 2500원 인상돼 리얼후라이드는 1만7500원에서 2만원으로, 리얼후라이드순살은 1만9500원에서 2만2천원으로 오른다. 블랙시크릿 등 일부 신제품은 가격 인상 없이 동결된다.

교촌 관계자는 “가맹점 임차료 및 인건비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오르며 가맹점 수익 구조가 수년간 악화돼 온 상황에서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 개선을 위해 부득이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교촌 본사는 2014년 이후 10년간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하면서 2021년 제품 가격을 인상해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본사 입장에선 누적된 비용 상승으로 인해 비용 상승 부담 분담이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며 “이런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10분의1로 급감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졌다”고도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교촌F&B’의 별도 기준 매출은 약 4988억원으로 전년대비(4934억원)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279억원에서 2022년 28억원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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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촌의 가격 인상 움직임을 놓고 신사옥 건립 부담과 신사업 부진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교촌은 가맹점의 수익 구조 악화, 임차료·인건비·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불가피한 가격 인상이라고 하지만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교촌 본사가 가맹점과의 소득분배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교촌의 수익성 악화는 원부자재·판관비 가격 인상 등의 탓도 있지만 신사옥 신축에 막대한 영업이익 투입, 수제맥주 사업 추진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교촌은 상장 이듬해인 2021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237억원을 투입, 연면적 1만4011㎡(약 4200여평)으로 지하 4층 지상 11층 규모의 신사옥을 올해 5월 준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또한 수제맥주, 가정간편식 등 신사업 부문 지난해 매출은 141억원으로 전체 연결기준 매출의 2.7%에 그쳤다.

시민회의 관계자는 “매출은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은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다른 곳에 썼기 때문이며 가격 인상은 결국 본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것으로 읽힌다”고도 짚었다.

이어 그는 “교촌이 진정으로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본사와 가맹점 간의 수익 구조 개선 등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한 노력 없이 가격 인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영업이익 손실 부분을 전가하려 하는 것으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으로 인해 경쟁사인 BHC와 BBQ는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21년 11월에도 1천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는 교촌이 또다시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데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도 보인다.

시민회의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도 똑같이 원가 인상 등 부담을 겪고 있지만 교촌처럼 가격인상을 단행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물가도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이제 치킨 1마리에 배달료를 포함해 3만원 시대가 현실화됐다”며 “말로는 서민음식이라고들 하지만 어디 무서워서 먹겠나”고 지적했다.

이 소비자는 “교촌치킨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자주 배달해 먹었는데 이제는 다른 치킨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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