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의 시발점이 된 고등학교가 있다?
바이러스의 시발점이 된 고등학교가 있다?
  • 김은영 기자
  • 승인 2023.04.05 0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설 및 영화 속 전염병과 코로나19] 드라마 시리즈 ‘지금 우리학교는 시즌1’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어느 날, 갑작스럽게 발생한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적으로 좀비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학교 내에서 최초 발생하였고, 매우 강력한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대부분 좀비가 되었고 이제 학교 내에 살아남은 이들은 몇 안 된다. 이제 이들은 목숨을 걸고 탈출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지난해 넷플릭스에 이름을 알린 K-드라마 중 하나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드라마 시리즈의 내용이다. 흔하디 흔한 좀비 영화지만 바이러스의 발생이 고등학교 내부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고등학생들이 주된 피해자라는 설정이 타 좀비물과 차별성을 가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아마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한몫하기도 했을 것이다. 네이버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이 드라마의 원작이다.

 

ⓒ위클리서울/ 넷플릭스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고등학교에서 발생된다면

아이들이 학교를 간다는 것은 커다란 상징이다.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것은 일상의 붕괴를 뜻한다. 학교는 폐허가 된 전장 속에서도 열리곤 한다. 교육을 놓지 않겠다는 것은 대다수 국가들의 신념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을 맞으며 바로 그 ‘일상의 붕괴’를 경험했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교 아이들까지 모두 학교에 가지 않는 ‘비상상황’을 맞이했다. 전시에 준하는 경험이었다. 직장은 가야 돈을 벌고, 생계를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 대다수 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렸다. 팬데믹 상황은 전 세계 학교를 순차적으로 폐쇄했다. 아이들은 집안에서 보호자와 때로는 보호자 없는 상황에서 이 시기를 버텨야 했다. 학교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 이때 사람들은 경험했다. 다시 학교 등교가 이뤄지면서 사람들은 일상의 평화를 되찾았다. 사람들은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바이러스라는 인류의 적을 발견하게 됐다. 학교는 그런 곳이다. 단순히 배우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서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믿음이 또 깨졌다. 끔찍한 바이러스의 진원이 학교였다. 학교라는 공간은 지옥으로 변모했다. 아이들은 하나둘 감염이 되고 죽어갔다. 이것은 새로운 충격을 주는 서사였다.

넷플릭스에서 지난해 방영한 ‘지금 우리 학교는’ 드라마 시즌1이 전염병 팬데믹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더욱 공감되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던 이유다. 원작이 웹툰인 이 드라마에서 바이러스의 이름은 ‘HS’라고 불렸다. 바이러스가 퍼진 효산시의 이니셜에서 따왔다. 초기 웹툰에서 동해에서 낚시를 하던 중 갯지렁이와 같이 생긴 생물에게 물려 감염되었다고 설정했다. 감염증세는 눈이 충혈되면서 생기는 변화다. 입과 코, 귀 등에서 피가 흐르며 감염자의 특성이 나타난다. 감염은 감염자에게 물리거나 상처를 통해 감염자의 피를 접촉해도 발생한다. 2화에서 ‘경수’는 좀비와 싸우면서 좀비 손톱에 살짝 긁힌다. 좀비에게 물리면 5분 내 코피를 흘리면서 즉시(?) 좀비가 되어 공격하는데 1시간이 넘어도 코피를 흘린다는 점 외에는 다른 이상 반응이 없었다. 친구들이 안심하고 격리하던 경수를 풀어줬으나 경수는 살짝 긁힌 상처만으로도 좀비가 되어 버린다. 미안하다며 자신이 교실 밖으로 나가겠다며 인간적인 행동을 하지만 문 앞에서 바로 좀비가 되어 이성을 잃고 친구들에게 덤빈다. 창문으로 유인하여 떨어뜨려 위급한 순간을 모면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위클리서울/ 넷플릭스

인공지능, 챗GPT는 좀비에게 어떻게 대응할까

드라마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은 효산시. 물론 가상도시다. 효산시에 위치한 효성고등학교가 배경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 학교 과학 교사가 실험하고 있던 햄스터에 한 여학생이 물리면서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면서 시작된다. 한편 효성고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은지’와 ‘칠수’다. 사실 칠수는 윤병찬 과학 교사의 아들이다. 윤 교사는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실험을 시작한 것. 아들을 구하기 위해 시작된 실험은 효성고를 아비규환의 무덤으로 만들어버린다.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아이들은 은지의 나체 사진을 빌미로 협박을 하고 은지는 괴로워하다 학교 옥상에 올라가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발 밑에 보이는 학교 교정의 상황은 이상하다. 죽기 위해 아래를 내려다본 은지는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아닌 게 아니라 이미 교정은 바이러스가 전파된 감염자들이 물어뜯고 피를 흘리며 발작을 하고 있다. 아까 그 햄스터에 물린 학생이 감염의 시발점이다.

이제부터는 감염자들과의 사투다. 학교폭력 가해자도 피해자도 좀비들 앞에서는 일단 살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하나둘 감염자로 변하고 다시 친구들을 공격한다. 감염자로 변한 친구들을 죽이고 피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 좀비 사태는 학교를 넘어 마을로, 도시로 이어졌다. 바이러스의 근원지로 지목된 효성고는 정부의 목표 타깃이 됐다. 계엄군이 들어오고 고등학교는 폭격으로 감염자도 생존자도 대거 사망하게 된다. 이 중 남은 생존자는 단 7명뿐. 서울 시내 고등학교 재학생이 평균 300명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학생 중 98% 이상이 사망하고 겨우 2%만 살아남은 상황이다. 아직도 안심할 수 없다. 학교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쉽게 이성적인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렇다면 AI는 어떻게 답할까? 최근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공지능 챗봇 ‘챗GPT’에게 이 드라마에 대한 사전 정보를 주고 이 안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를 물어봤다. 챗GPT는 일단 가장 먼저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챗GPT는 “좀비 바이러스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고립된 곳보다는 대규모 시설, 예를 들어 정부 건물, 대형 슈퍼마켓 또는 병원과 같은 곳이 좋습니다. 이러한 장소에는 음식, 물 및 의료품 등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많이 비축되어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과 물이다.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비축 식량과 물을 찾아 보관해야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보건실에 기본 의료품과 배수처리 공간, 식당이나 매점 등으로 식료품 확보가 가능하다.

챗GPT는 팀을 짜서 움직여야 하며, 통신을 확보하고, 적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한편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방법도 병행해야 한다며 당부의 말까지 잊지 않는다. 이러한 조언을 적어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 이러한 조언을 적어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 다행히 AI가 알려주지 않아도 생존자 학생들은 스스로 팀을 짜서 행동하고 친구들의 불안한 정서를 보살피며 적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생존해왔다. 그렇다고 해도 이쯤 되면 소름이 끼친다.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지금 나에게 바이러스를 피해 생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인공지능의 존재는 더 무섭다는 말이다.

4월 중 마스크가 전면 해제된다는 소식이다. 지금도 서울에서는 2천여 명이, 전국적으로는 매일 1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말이다. 여하튼 결국 우리는 바이러스에서 일부 승리하고 앞으로도 또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어떨지 모르겠다. 바이러스도 인공지능도 인간을 조금씩 옥죄어 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러모로 지구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