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한미약품의 주가가 모처럼 기지개를 켰다. 신약 개발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미국 암학회에서의 최신 지견 발표 등 다수의 모멘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한미약품의 종가는 전날보다 5.18%(1만6000원) 오른 32만5000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달 들어선 지난 3일 25만4000원으로 시작해 이날까지 21.8%(7만850원) 상승했다.
회사의 주가가 오랜만에 반등하고 있는 이유는 다수의 R&D 성과와 함께 세계적 권위의 암학회 AACR 참가에 따른 기술수출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최신 보고서에서 회사의 모멘텀으로 내수와 중국에서 양호한 성장이 지속되며, NASH(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로 개발 중인 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기술이전과 듀얼 아고니스트의 임상 2a상 결과 발표가 기대된다고 했다.
오는 14일(현지시간)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AACR에선 이중항체, 지속형 인터루킨-2, mRNA 기반 항암백신 등 7건의 연구 결과도 발표될 예정이다. AACR은 전 세계 약 120개국 5만여 명 회원을 보유한 학회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로 꼽힌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1%, 21.5% 증가한 3565억 원, 497억 원으로 추정된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1분기 내수 매출액은 전년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량신약의 매출비중 확대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생산에 따른 바이오플랜트의 가동률 상승으로 이익률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북경한미약품의 고성장세도 이어져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택 바이오 플랜트에서 지속적으로 상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롤론티스 외에 생산 품목이 없어 가동률은 낮지만 펩타이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시작과 함께 바이오 유럽에 참가하며 수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와 릴리의 GLP-1 기전 당뇨·비만 치료제 Semaglutide와 Tirzepatide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공급망이 필요해진데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하현수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제품 위주 매출로 피어 그룹 대비 높은 영업 이익률을 갖고 있어 영업 가치만으로 주가의 상당 부분이 정당화된다고 판단된다”라며 “2분기 발표가 예상되는 듀얼 아고니스트 결과와 후속 임상 및 CDMO 수주 등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