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은 치매 환자, 가족, 요양사 삶의 질 높이는 착한 앱”
“다시 봄은 치매 환자, 가족, 요양사 삶의 질 높이는 착한 앱”
  • 방석현 기자
  • 승인 2023.04.2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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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인터뷰] 주이나 스프링어게인 대표
주이나 스프링어게인 대표. ⓒ위클리서울/스프링어게인
주이나 스프링어게인 대표. ⓒ위클리서울/스프링어게인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치매 환자 수는 6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22년에는 92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7년의 46만 명 대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24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삶의 질도 저하 또한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재가 요양보호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데, 요양보호사들은 전문 교육을 받았음에도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환자나 가족과 오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치매 돌봄 내비게이션 '다시봄'을 운영하는 주이나 대표를 만나, 치매 환자와 가족, 요양보호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일 방법을 들어보았다.

-‘다시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원래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우연히 스타트업 HCI Lab(디캠프 UX salon)에 참가하게 되면서 '다시봄'이라는 앱을 고안하게 되었다. 8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외조부를 돌보는 과정에서, 주 보호자인 모친이 2번이나 암이 재발하는 등 심신에 고통을 겪었다. 집에 환자가 한 명 있으면 온 가족이 함께 고민하고, 고생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과 그 돌봄을 도와주는 요양보호사, 그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다시봄' 앱을 개발하게 되었다. 외조부께서는 요양원 입소보다는 집에서 지내시길 원하셨고, 가족들은 요양보호사가 계셨음에도 건강 관리 등 돌봄에 대한 요청 사항에 대한 불편한 점이 쌓여갔다. 환자와 가족, 요양보호사 모두 서로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환자마다 치매 진행 단계나 건강 상 챙겨야 할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요양보호사와 가족이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시봄’은 요양보호사와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돌봄 난이도와 생겨나는 오해를 줄여주고 있다.

-짧은 론칭 기간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뜨거운데...

본래 우리 가족의 편의를 위해 고안한 것이기에 사업으로 구체화할 생각은 없었다. 작년 초 참여했던 HCI Lab(디캠프 UX salon) 엑셀러레이터 심사위원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셔, 시작할 수 있었다. 고령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UX이며,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는 기조 아래 멘토링을 받으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창업하게 됐다. 요양보호사와 치매 환자를 모시는 가족들과 인뎁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겪고 있는 보편적인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했다. 요양보호사가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육성되고는 있지만, 정작 환자와 가족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가족이 환자를 돌보고 싶은 방향과 요양보호사의 업무, 이에 대한 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사용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요양보호사들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 같다

요양보호사들도 자격증을 딴 전문가이다. 하지만 환자 가족들과의 신뢰 형성 부재, 혹은 걱정으로 퇴근 이후에도 문의 및 확인 전화를 받기가 일쑤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무시간 내 확실한 소통과 기록으로 서로의 불편함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시봄’을 활용한 이후 요양보호사는 이전보다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됐고, 실제 업무 시간 이후의 통화도 줄어 환자 및 가족의 요양보호사에 대한 신뢰도 더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베타 서비스 운영 중, 감시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요양보호사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향후에도 환자, 보호자, 요양보호사 간 인식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 많은 고충 해결을 위해, 올해 초 병원 동행 서비스 ‘고위드유’와 MOU를 맺기도 했다.

-회사의 구성원은 어떠한가?

현재 개발자 4명, 서비스 기획 등을 담당하는 2명과 함께 ’다시봄’을 운영 중이다. 팀원 모두 치매 가족을 모신 경험이 있거나, 조부모님의 치매를 우려하는 마음에 참여 중이다. 작년 11월 베타 서비스 형태 웹으로 시작해, 이달 초 안드로이드 앱으로 정식 오픈했다. 풀타임으로는 본인과 개발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나머지 팀원들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참여하고 있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사명감으로 뭉쳐 함께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어떻게 되는가?

앱 가입 시 입력한 환자의 정보를 기반으로,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치매 진행을 늦추는 루틴을 만들어 주는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하루 일과표를 제공하며, 고령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하반기까지 매출 발생과 함께 연말로 미뤄놓은 투자 유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힘든 상황도 여러 번 있었을 것 같다...

지난해 말 베타 서비스 운영 당시, 새벽 4시에 전화를 주신 분이 있었다. 50대 중반의 남편분이 초로기 치매에 걸리셔 어려움을 겪던 분이었다. 자녀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치매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에 힘들다고 말씀하셨는데,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분들이 더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해당 가족분에게는 상담과 돌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현재 돌보는 상황이 많이 안정되셨는데, 치매 가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인가?

예전보다 치매라는 병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세상은, 많은 사람들은 치매가 어떤 병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출시된 인지 개선을 위한 교구도 대부분 유치원생이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에 작년 베타서비스로 제공했던 인지 교구 대여 서비스를 기반으로, 치매 환자에 특화된 인지 교구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 과정을 수료 중인 것으로 안다

올해 1월까지 하비풀이란 스타트업에서 근무했는데, 대표님 또한 학과 선배였기에 재직 중 경영 방식과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배운 점이 많았다. 현재 학교에서는 경영, 재무, HR 등 실제 회사 운영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다. 가치에 공감하는 걸 넘어, 팀원이 존중받으며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시너지가 나 회사 또한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등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해외 진출로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고령화를 한국보다 먼저 겪으며, 노인이 살기 좋도록 기반이 잘 다져진 곳이다. 한국은 외국보다 치매에 대한 연구 및 지원이 뒤처져 있기 때문에, 사명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치매 가족과 요양보호사, 돌봄자의 돌봄 난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이다. 보호자가 행복해진다면, 돌봄을 받는 환자 또한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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