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탄소중립 국제세미나'서 철학·로드맵 등 밝혀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삼성, LG, 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어떠한 전략들을 펼치고 있을까.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삼성, 포스코, 현대자동차, LG, SK 등 국내 유수기업들의 탄소중립 정책이 소개됐다.

삼성, 고효율 촉매기술 활용...포스코, 수소환원제철기술 전환

송두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러 사업 부문 중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사업부가 바로 반도체”이라며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뿐 아니라 LNG 기반 대규모 산업용보일러를 사용하면서 탄소가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송 부회장은 “이에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고효율 촉매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억제하고 탄소배출이 적은 전기보일러 등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또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저전력 설비를 업계와 공동으로 개발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장비에 전력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 포스코 탄소중립담당 상무는 “철강산업은 산업 특성상 부득이하게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라며 “그런만큼 포스코는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중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고로 용광로라고 하는 거대한 철강의 상징은 철을 만드는 데 가장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이라며 “그러나 앞으로는 수소를 사용해서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26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시험설비를 건설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데 이어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기업이 탄소중립을 하느냐 마느냐의 시점이 아니라 고객사와 투자자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필수적인 행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삼성, 포스코 등 임원들이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신승규 현대자동차그룹 전무는 “현대차는 ‘이동’이라는 행위가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탄소중립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크게 보면 자동차 부품 구매·제조·물류·운행·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사슬에서 온실가스 감축 및 상쇄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전무는 “현대차는 2040년까지 차량 운행 공급망 및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75%로 감축하고 CCUS 등을 도입해 2045년까지 실질적인 배출량의 제로화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폐배터리 재활용 등을 통해 폐자원 순환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신 전무는 “수송 부분의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친환경차 보급의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지난해 현대차는 국내에서 전기차 12만대, 수소차 1만대를 보급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친환경차 보급 확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선 내연기관차와의 가격차를 좁혀야 하며 충전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수소차 등 수소사업의 확대를 위해 수소 생산부터 유통·충전 인프라 확충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의 구축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박준성 LG 전무(ESG 팀장)은 “LG그룹은 탄소중립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생존 및 경쟁전략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에게 실제성에 기반한 탄소중립의 경제적 타당성과 실현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박 전무는 “실질적인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기준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의 탄소 중립 목표와 이행 방안에 대한 실제성 검증을 완료한 바 있다”며 "2050년 그룹 차원에서 탄소 중립 로드맵을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나석권 SK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원장은 “SK의 탄소중립 전략은 2050 마이너스알파 전략”이라며 “탄소중립을 좀 더 열정적으로 더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장은 "기후 행동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행동을 촉구하는 게 효과적이란 말이 있다"며 "경제적 인센티브로 EPC(환경성과보호크레디트)를 줘서 넷제로를 앞당기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탄소중립 전략보고서' 정부에 전달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탄소중립 전략보고서'를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한편 이날 대한상의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시장원리 활용 정책수단 강화 △탄소중립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촉진 △누구나 동참하는 탄소감축 인센티브 확대 등 3대 원칙을 기반으로 한 9대 전략, 100대 과제를 정부에 전달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탄소중립 전략보고서’를 전달했다. 보고서 전달식에는 최태원 회장과 함께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초등학생 2명이 함께 해 탄소중립은 현재보다도 인류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한 행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보고서에선 에너지 정책 관련 시장 시스템 전환과 아울러 무탄소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전력시장제도로는 전력 계통 혁신, 가격입찰제 도입, 전력요금 다양화, 무탄소 전력시장 조성 등을 강조했다.

또 산업경쟁력 확대를 위해 RE100 등 무역장벽 대응지원 확대와 그린수소 공급 확대, 친환경제품 인증제도 강화 등을 요청했다.

배출권거래제 관련, 할당 배출권 이월제한 및 상쇄배출권 빈티지 적용 재검토, 상쇄배출권 제출한도 확대 및 감축사업 지원확대 등이 강조됐다.

최태원 회장은 “세계 경제 질서가 탈탄소 무역규범과 청정분야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100가지 과제를 경영계가 제대로 수행한다면 2040년으로 넷제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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