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위클리서울=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 우리는 지금 체르노빌 핵사고 37주기와 후쿠시마 핵사고 12주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의 해양 방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그린피스와 탈핵부산시민연대 등은 티머시 무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물학 교수와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을 초청해서 “저선량 피폭과 삼중수소”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핵사고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국제적인 관행을 따르고 있다”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IAEA, WHO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미국의 GE사가 건설하였습니다. IAEA와 WHO는 일본 자본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티머시 무쏘 교수와 숀 버니 전문위원은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되면 얼마나 많은 삼중수소가 방류되어 수산물을 오염시키고, 이를 섭취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게 될지, 그리고 해양 생태계에 미칠 즉각적인 영향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티머시 무쏘 교수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안전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된 WTO 분쟁 당시 한국 정부의 자문 역할을 담당했다. ⓒ장영식
티머시 무쏘 교수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안전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된 WTO 분쟁 당시 한국 정부의 자문 역할을 담당했다. ⓒ장영식

티머시 무쏘 교수는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 과학자들은 “삼중수소가 생물학적으로 커다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삼중수소는 위험하지 않다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삼중수소는 저에너지의 베타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 체외에 있으면 위험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삼중수소를 흡입 또는 섭취하게 되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든 연구에서 유전적 변형이 일어나 인체 내의 여러 세포에 심각한 유전적 손상을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티머시 무쏘 교수는 삼중수소에 대해 “특히 정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자의 DNA 손상은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래세대로 계속 이어져 나갈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 좋은 방사성 물질은 물질은 없다”라고 말합니다. “적은 방사성 물질이라도 생물학적으로 전혀 괜찮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조직체는 약간의 방사선에도 취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후쿠시마  핵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지지하고 있는 도쿄전력과 일본정부, IAEA와 WHO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는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장영식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후쿠시마  핵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지지하고 있는 도쿄전력과 일본정부, IAEA와 WHO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는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장영식

그린피스 숀 버니 동아시아 원자력 전문위원은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의 해양방류 계획을 보면, 의도적으로 “삼중수소의 영향이 없다”라는 이야기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삼중수소는 대량을 방류해도 해롭지 않다’라는 잘못된 정보를 일본 국민과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한국의 핵산업계 등은 동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어떤 교수는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를 직접 마셔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교수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핵사고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숀 버니 전문위원은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삼중수소의 경우 상당히 약한 베타 방사능을 배출하고, 이는 종이 한 장도 관통할 수 없다”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삼중수소가 어류 및 사람의 세포에 직접 들어왔을 때-내부 피폭-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폐로를 30-40년 안에 마치고, 핵 오염수를 30년간만 방류하겠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합니다.

 

도쿄전력이 공개했던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의 원자로 내부의 모습.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원자로 본체인 압력용기를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외벽으로 받치고 있는 구조다. 로봇이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후쿠시마 핵사고 당시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발생한 열로 외벽의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심각한 손상이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장영식 
도쿄전력이 공개했던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의 원자로 내부의 모습.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원자로 본체인 압력용기를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외벽으로 받치고 있는 구조다. 로봇이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후쿠시마 핵사고 당시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발생한 열로 외벽의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심각한 손상이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장영식 

숀 버니 전문위원은 “지금 체르노빌의 현주소가 앞으로 20-30년 후의 후쿠시마의 모습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핵사고가 4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체르노빌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도전적인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숀 버니 전문위원은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핵 오염수 해양방류 문제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부터의 방사는 재앙에 초읽기 수준이고, 무기한의 재앙과 같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경고합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장영식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장영식

특별 강연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밀양 할머니들과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임시 피난소에서 만났던 할머니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과학이 무섭다”라는 후쿠시마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들렸습니다. 과학은 지금 세대들에게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지만, 가짜 과학자들은 과학의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고 있습니다. 과학이 무서운 것은 아닙니다. 가짜 과학자들이 무섭습니다. 그들은 바로 인류의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