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식품업계 1분기 실적…“라면 웃었다”
희비 엇갈린 식품업계 1분기 실적…“라면 웃었다”
  • 방석현 기자
  • 승인 2023.05.2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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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한 K-라면 업계 ‘호실적’
원가 부담에 영업익 하락한 기업도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2023년 1분기 식품업체들의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원가 상승 영향으로 일부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됐으나, 공통적으로 해외 사업에서는 대부분 성과를 거뒀다.

특히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국내 라면업계 빅3의 올해 1분기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K-라면’의 저력을 보여줬다. 코로나19 이후 라면이 해외에서도 한 끼 식사로 인정받은 것과 동시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효과가 함께 반영된 결과다.

 

ⓒ위클리서울/ 각사, 디자인=이주리 기자

원가 부담에 ‘울상’

국내 대표 식품사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4081억 원, 영업이익은 1504억 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을 포함하면 매출 7조712억 원, 영업이익 2528억 원이다.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한 2조7596억 원이다. 다만 영입이익은 21% 감소한 1340억 원으로 나타났다. 원가 부담이 지속됐고,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겹치며 수익성이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해외 사업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50% 이상 늘었다. 전체 식품 사업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확대됐다. 비비고 브랜드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갔고, 비용 구조·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바이오부문 역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81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소폭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이 128억 원으로 89.4% 줄었다. 글로벌 축산 시장 불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데 따른 수요 부진으로, 라이신 등 대형 제품의 판매량이 줄고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조미소재·미래식품 소재 등을 주력으로 하는 FNT(Food&Nutrition Tech)사업부문 역시 주요 거래처인 식품·조미료 업계의 일시적 수요 정체로 16.0% 감소한 1745억 원의 매출과 9.2% 출어든 50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Feed&Care는 6566억 원의 매출과 46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축산 부문에서 높은 곡물가로 인한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주요 사업국가인 베트남의 양돈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CJ제일제당은 로벌 확장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식품에서는 GSP품목 중심으로 K-푸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원가혁신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혁신 제품 및 핵심 역량 기반의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사업회사 오리온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6638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9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국내 매출은 24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4억 원으로 약 10%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7%포인트 감소했다.

중국 매출은 2642억 원으로 약 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약 23% 줄어든 383억 원이다. 베트남 매출은 105억 원으로 약 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64억 원으로 12% 감소했다. 다만, 러시아 매출은 482억 원으로 약 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억 원으로 약 112% 크게 늘었다.

오리온은 대규모 매출이 발생하는 중국과 베트남 법인의 실적 감소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중국과 베트남 법인의 최대 성수기인 ‘춘절’과 ‘뗏’ 명절이 전년보다 열흘 가량 빨라져, 관련 실적이 지난해 4분기에 선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며 영업이익은 8.7% 감소했다”며 “중국과 베트남 법인은 명절 성수기가 시작되는 202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단순 누계 기준으로 매출액은 11.2%, 20.2%, 영업이익은 20.8%, 8.7% 각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력 있는 신제품 개발 및 대규모 투자를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추구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한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제과사업 매출은 4.6% 증가한 4104억 원을 기록했다. 껌 초콜릿 등 건과 카테고리 매출이 11.1% 증가했으나, 빙과 카테고리는 6.3% 감소했다.

식품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1.9% 증가한 70억 원을 기록했으나, 원유 시세 하락에 따른 유지 원가 부담으로 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사업은 18.8% 증가한 302억원, 영업이익은 74.8% 증가한 89억원을 기록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에 대해 “유지부문은 원유 시세 하락에 따라 지난해보다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까지 원가 부담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원가 부담이 완화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라면 실적 ‘활짝’

라면업계 ‘빅3’는 해외 실적, 가격 인상 등의 효과를 보며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삼양식품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455억 원, 영업이익 2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국내와 해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난 1579억 원을 기록했다. 가격 인상 효과, 환율상승 효과, 해외법인 영업 확대와 신시장 판로 개척 등 영향을 받았다.

일본법인은 1분기 매출 6억4000만엔을 기록했다. 일본내 K-푸드 문화가 확산되면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유통개조를 통한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부터 영업을 개시한 중국법인은 1분기 매출 1억7000만위안을 달성했다. 주요제품인 불닭볶음면이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 중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출시 및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법인은 1분기 매출 1820만달러를 시현했다. 미국 내 주류 채널인 월마트에 입점을 완료했다. 코스트코도 입점이 예상되어 미국법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매출은 8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었다. 가격 인상 효과와 더불어 불닭볶음면·불닭소스 tvN 예능 ‘서진이네’ PPL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오뚜기 역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7% 오른 65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56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4% 증가했다. 회사 측은 라면류와 간편식류 등 매출 증가와 가격 인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604억 원, 영업이익 63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9%, 영업이익은 85.8% 성장했다.

농심의 1분기 성장은 미국법인이 주도했다. 미국법인의 총매출액은 16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억 원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54억 원 가량 오른 18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의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 원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미국법인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1%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이는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주효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인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한국에서 제품을 수출하며 수요에 발맞추던 중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지며,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대형마트인 샘스클럽(Sam's Club)에서 117%, 코스트코(Costco)에서 57%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 현지 유통선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내며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영업이익 신장 역시 제2공장 가동의 공이 컸다. 한국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생산으로 대체함으로써 물류비의 부담을 덜어내고, 현지 공장의 생산 효율성이 높아져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이에 농심은 미국 제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채널로의 입점을 확대하고 ‘신라면’ 브랜드 외 ‘돈고츠사발’ 등 라인업 확대로 올해 북미 매출액은 7312억 원을 기록하면서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국 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극적인 상승 가능성이 제한되지만 시장 분위기가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있어 제품 라인업이 다각화된 농심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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