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의 파트너십 통해 자연 보전·기후 위기 해결책 모색"
"기업과의 파트너십 통해 자연 보전·기후 위기 해결책 모색"
  • 박영신 기자
  • 승인 2023.05.2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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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인터뷰] 박민혜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파트너십&프로그램팀 국장
박민혜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파트너십&프로그램팀 국장 Ⓒ위클리서울/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인간과 자연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일조하겠습니다.”

환경 국제기구인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 한국본부에서 파트너십&프로그램팀을 이끌고 있는 박민혜 국장은 이처럼 소신을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해야 자연보전 가능...활동영역 넓혀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 비정부 자연보전기구인 WWF는 1961년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기금 마련을 주목적으로 설립됐으며 모인 기금으로 밀렵방지 등 활동을 지원해 왔다.

현재는 기후·에너지, 해양, 야생동물, 식량, 담수, 산림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의 자연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보전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100여 개국의 500만명 이상의 회원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활동하며 1만5천여개의 환경보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박민혜 국장이 WWF에 근무하기 전에는 환경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다. 국제협력을 공부하고 해외근무를 하면서 NGO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 2014년 귀국한 시점에 설립된 WWF 한국본부에 합류하면서 환경 관련 활동을 하게 됐다.

그는 WWF에서 일하면서 자연훼손과 파괴가 세계 곳곳에서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파괴가 또다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수없이 접하게 됐다.

2019년 호주 산불로 인해 6만마리의 코알라가 죽거나 피해를 입었다. ‘바다의 판다’라고 불리는 바키타 돌고래는 야생에서 10여 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를 다시 인간이 섭취하게 되는 등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연 파괴와 오염은 다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박 국장은 “환경 문제는 일부 관심 있는 사람들만 다루는 문제가 아니라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에 인간과 자연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WWF의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 개인적인 사명이 됐다”고 밝혔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진행한 침적쓰레기 수거 활동 Ⓒ위클리서울/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설립 당시 멸종위기종에 관심을 뒀던 WWF가 활동 범위를 넓히게 것은 산업활동을 지속가능한 방으로 전환하고 자연 훼손과 기후 위기를 막아야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인류와 자연을 보전할 수 있다는 인식의 확장에 의한 것이다.

박민혜 국장은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별개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WWF는 이 두 가지 이슈를 이중적 위기라고 해 밀접하게 얽힌 공동의 이슈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WWF가 발간한 ‘2022년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8년까지 관찰된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가 평균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종 감소로 대표되는 생물다양성 손실의 요인으로는 서식지 감소 및 황폐화, 자원의 과도한 이용, 외래종 침입,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이 꼽혔다.

지구온도를 1.5°C 이내로 제한하지 못하면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파괴의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WWF가 자연과 인류 보호를 위해 산업 활동의 친환경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활동 등을 펼치게 된 것이다.

기업 협력 통해 환경문제 해결책 찾아

특히 다른 환경단체와 다른 WWF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이 바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환경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다는 점이다. 이는 WWF가 정부의 정책 변화나 기업의 생산·유통활동 등의 변화가 환경 보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을 뿐 아니라 단시간에 결과를 내기 매우 어렵다”며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기업과 정부 등 영향력과 책임이 큰 주체의 적극적인 역할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WWF는 기업 협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WWF는 의류폐기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12개의 한국 패션브랜드와 함께 폐기되는 원단을 화학적 재활용을 하지 않고 새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폐기될 위기에 있던 1828m가 넘는 원단이 새로운 옷으로 탄생돼 약 5만kg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를 얻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의류 폐기물 문제에 공감한 기업들과 함께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공동의 목표로 함께 행동할 수 있었고, 재능기부를 통해 디자인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2021년 4월 열린 PACT 이니셔티브 출범 선언식 Ⓒ위클리서울/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WWF가 올해 초 발간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대중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느끼는 환경 키워드로 플라스틱이 꼽혔다. 그러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해결책은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을 줄여야 하는 건 맞지만, 적절한 대체물질이 존재하지 않거나 재활용 및 재사용 등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WWF는 2021년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와 비전을 공유하는 기업 공동 선언을 위한 플랫폼 ‘PACT(Plastic ACTion)’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디자인 혁신 등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의 액션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LG생활건강, 그랜드워커힐 호텔 등 다양한 산업군의 11개 기업들이 가입돼 있다.

또 WWF는 지난해 이마트와 함께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SI Product Sustainability Initiative)'를 만들고 유통사의 비즈니스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PSI는 상품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원칙을 담은 표준 가이드로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때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마트는 PSI의 연구과제로 △친환경상품 △지속가능한 원재료(수산, 축산, 팜유, 임목재, 면직물, 대두, 커피·차) 소싱 △건강·안전 △친환경포장&플라스틱 총 4대 부문으로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이마트는 CJ제일제당과 지난 해 6월 ‘친환경 지속가능성 협업 업무협약’을 맺는 등 친환경 유통시스템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국장은 “기업 파트너십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해관계가 다른 기업들과 소통하고 협력해 환경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나가는데 주력해 왔다”며 “무엇이든 함께 하기 위해서는 문제의식을 같이 하고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여건이 마련돼야 효과적인 공동행동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에 과학기반 감축목표 '촉구' 

아울러 WWF는 기업들이 '과학기반감축목표(SBT Science Based Targets)'를 통해 탄소중립을 향한 로드맵을 이행하고 공개적으로 기업의 목표와 의지를 표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SBT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온실가스 배출 삭감을 목표로 발족한 사업으로 ‘탈탄소화’를 목표로 산업화 이전시대와 비교해 지구 온도 상승폭을 2℃ 이하로 억제하자는 파리기후협약을 실천하기 위해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과학적으로 측정·인증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SBT에 가입하면 2년 이내에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공개해야 한다. 2021년 7월 현재 SBT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1577개다.

박 국장은  “SBT는 분명한 목표 설정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포함한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과학 기반의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극단적인 방식이 아닌 과학 기반 그리고 해결책 중심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려는 WWF의 접근방식을 실현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주체는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WWF는 기업과의 공동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뿐만 아니라 정부, 학계, 시민사회 등 각 분야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지구의 자연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함께 내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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