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중한 업무지시 등 의혹…사측 “조만간 조치 이뤄질 것”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그룹 사옥. ⓒ위클리서울/LG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그룹 사옥. ⓒ위클리서울/LG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하는 팀장이 지난달 중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측은 사고 직후 대책위원회를 가동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요원한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한강변에서 LG디스플레이(대표:정호영) A팀장이 자살한 채로 발견돼 회사 내 상사의 과중한 업무지시, 인격모독 등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정호영 대표가 사내에 전체 메일로 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관련 조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3학년, 6학년 두 아이를 둔 착실하게 살던 가장이었기에 이번 사건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따르면 자살한 팀장의 30년 지기 친구라고 밝힌 글쓴이는 “사망한 친구는 회사를 누구보다 사랑했으며 자신의 모든 것을 갈아 넣어 야근을 밥먹듯이 했던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지난 몇 년간 저축된 휴가 일수가 100일이 넘을 정도로 가족과 여행 한번 제대로 떠나지 못하는 친구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썻다.

이어 “3학년, 6학년 어린아이가 둘 있고, 아내와 사랑하는 부모님이 있음에도 순간 자살을 결심할 책임감 없는 친구가 절대 아니기에 유서와 메시지 등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사고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상사의 과중한 업무지시, 인간적인 모욕 등 갑질행위, 부당한 지시 등을 일삼는 회사가 책임성 있는 대책을 내놓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단순 자살이 아닌 정당한 죽음이 될 수 있도록 경직된 LG디스플레이의 조직 문화가 유연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가 쓴 또 다른 글에는 회사 측이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이젠 전체 부서를 강제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글도 올라와 있었다.

이에 사측은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인 사안이기에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 뿐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사건을 경찰에서 조사 중인 데다, 대책위원회도 사외이사들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건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라며 “조만간 대책위원회가 열려 회사 차원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익명 앱에선 회사 측이 휴대폰을 전체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등 전혀 사실무근인 사안들도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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