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마일리지 정책 주효, 내연기관차 입지 좁아질 듯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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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중국 로컬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본토 시장에서 테슬라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쌍마일리지 정책(双积分政策)이 관련 기업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도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시행 중인 ‘쌍마일리지 정책’에 따라 전기차 판매는 물론 비야디를 필두로 한 로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2022년 말 신에너지 차량 구매 시 지급하던 국가 보조금을 모두 종결함에 따라 시장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선두주자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 테슬라의 점유율을 자국 기업이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만큼 한국도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시장을 키움과 동시에 자국 기업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2년 신에너지 차량 제조사 판매량은 중국 기업 비야디가 전년대비 209% 증가한 186만3500대로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131만8800대로 2위를 기록했으며, 아이안광치(27만1200대), 너자(15만2100대), 리샹(13만3200대), 웨이라이(12만2500대), 샤오펑, 링파오, 원지에, 지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비야디는 2022년 4월 내연기관차 생산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신에너지 차량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신에너지 차량 판매량을 끌어올려 2022년 전년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시장점유율도 30%대로 끌어올렸다. 비야디는 내연기관차 제조사로 출발이지만 중국 신에너지 차량 제조사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비야디의 변신에는 쌍마일리지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정책은 중국 내 자동차 기업이 내연기관 차량을 팔수록 마이너스 마일리지가 쌓이게 되고 신에너지 차량을 팔수록 플러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이다. 각 기업은 연말 플러스와 마이너스 마일리지로 청산을 해야 한다. 만약 마이너스 점수가 더 크다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 것이 돼 연비가 낮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잠정 중단하고 이를 정부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점수가 모자란 기업들은 생산 중단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플러스 마일리지를 타 기업으로부터 구매해야 한다. 이에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부족한 마일리지를 채우기 위해서 엄청난 금액을 지출했다.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 내연차량 생산 및 판매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도 기존 내연차량 제조사들은 속속들이 신에너지 차량으로 전환 중이다.

한국도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점차 높여가고 있지만 큰 두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비야디의 행보를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KOTRA 관계자는 “내연 기관에서 신에너지 차량으로 주류 차종이 변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 그중 가장 크고 빠르게 발전한 중국 시장에 대한 연구와 개척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기차를 운용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전기차를 충전 가능한 고속도로 충전소가 부족해 장거리 및 단거리용 차량을 따로 구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상대적으로 고속충전에 필요한 고압전기를 끌어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 전기를 끌어오는 건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이기에 단기간 내 이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30분~1시간 내 전기를 든든히 충전할 수 있는 고속충전기가 아닌 퇴근 후 충전하는 등의 저속충전기 위주이기 때문에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보다는 집과 회사를 오가는 단거리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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