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약품 품절 문제는 지속적인 약가 하락 때문”
“필수의약품 품절 문제는 지속적인 약가 하락 때문”
  • 방석현 기자
  • 승인 2023.11.30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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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희 본부장, 채산성·원료의약품에 영향...“개선책 필요”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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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필수의약품 품절 문제는 지속적인 약가 하락 때문입니다.”

정광희 제약바이오협회 보험유통본부장이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약품 수급불안정 해소 및 안정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방안’토론회에서 “한국은 의약품의 원가는 상승하는데 약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토론회는 서영석·신현영 의원(민주당), 강은미(정의당) 의원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공동 주최했다. 

정 본부장은 통계청의 2023년 자료를 토대로 소비자물가지수 및 주요 생필품 가격은 4년 전인 1999년 보다 2배 이상 오른 반면, 주요 의약품의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인하된 상황이라고 했다. 

소비자물가지수도 1999년 61.8에서 2023년 113.4로, 자장면 가격도 49.5에서 124로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소금 같은 필수 생필품의 경우 43.6에서 159.5로 3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반면, 주요 의약품의 가격은 1999년의 가격을 100으로 가정 시 진통·해열제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2022년 가격이 인상돼 79% 수준이지만, 아목시실린 항생제의 경우 45%까지 떨어졌고 근육이완제 바클로펜도 54% 수준까지 떨어져 절반 수준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에서 포장까지 전체적인 생산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어느 기업이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제약바이오협회의 31개 회원사 대상 실태조사에서도 최근 3년간 퇴장방지 및 국가필수의약품 중 생산 혹은 수입을 중단한 의약품 수가 46개에 이르렀으며 이 중 76%인 38품목이 채산성 문제로 중단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들 회사들은 추가적으로 61품목에 대해 공급 중단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며, 첫 번째 이유로 역시 채산성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87%였다. 공급 중단을 고려 중인 61품목의 제조원가 조사 결과 원가가 100% 이상인 품목이 46%로 현재도 채산성이 맞지 않으나 제약기업 본연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 생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1999년 실거래가 상환제 도입으로 30.7%의 약가 인하에 이어 2012년 약가 일괄 인하 등 정부는 약가 인하 일변도의 정책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제약사는 수익성이 악화되자 저렴한 해외 원료를 구입해 사용함으로써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하락했고, 국내 기업은 다국적 회사의 상품을 판매해 외형 유지하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약가 일괄 인하 이후 국내에서의 국내사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약가 일괄 인하 이후 국내사의 청구액은 지속 감소한 반면 다국적사의 청구액은 지속 증가했고 회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의약품을 공급하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함으로써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의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약가 인하로 인해 원료의약품 품절 문제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완제품보다 개발 및 생산이 용이한 원료의약품에 강점을 가진 국가였지만 지속적인 생산원가 상승 및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해 낮아진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저가의 해외 원료 사용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원료자급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정광희 제약바이오협회 보험유통본부장은 “정부에서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다양한 약가인하 기전이 중복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산업계의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선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전면적인 약가 인하는 기업 전체의 수익성을 낮아지게 하며 결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인 ‘국민보건’을 저해하는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과 같은 사태에 직면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산원가의 상승에 따른 임시적 약가 인상보다는, 영구적 약가 인하 정책에 따른 수급 불안정 사태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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