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전문가 황순천이 쓰는 군대이야기

내가 1987년도에 신병교육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때의 일이다.

입대 동기와 내부반에 들어갔을 때 중대에서는 신병이 왔다고 관심을 꽤 많이 갖고 있었다.

가운데 통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침상이 있었는데 하급자는 주로 앞에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똑바로

세운 채 앉아 있었고, 고참들은 뒤쪽에서 느슨한 자세로 우리 신병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관등성명(자신의 계급과 이름을 크게 부름)을 크게 외친 후에 한 고참이 나보고 노래를 부르고, 내 동기에게는 춤을 추라고 하여 신고식을 마친 후, 맨 뒤에 있던 한 고참(나중에 알고 보니 최고 고참이었음)이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야 황이병!, 너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 나는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예!, 1초면 갑니다. 했더니 그 고참은 박장대소를 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야, 내가 여기까지 오는데 27개월이 걸렸어

이 이야기는 내가 최고참이 되어서 신병들이 올 때마다 농담 삼아 써 먹었던 에피소드이다.

벌써 15년이 지난 일인데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이유는 그 당시에 내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고참의 답변즉, 반전의 묘미에다가 세월이 지난 후에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주로 고객을 만나 보험이나 재테크에 대한 상담을 하는데, 주 고객은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지방에서 40대의 중소기업 부장을 만나서 재테크에 대한 질문을 한적이 있다. 참고로 그 분은 부동산을 취득하는데 그 동안 소득의 전부를 거의 할애하였고, 금융자산으로는 회사를 옮기기전 받은 퇴직금 중 약 2700만원 정도가 전부이다. 자녀는 12살 아들과 8살난 딸이 있었다.

저축은 급여이체가 되면 보통예금 통장에 들어가는데 특별한 재테크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하였다.

그래서 먼저 2가지 질문을 하였다. 첫 번째는 몇 살 때 은퇴를 예상하냐, 두 번째는 자녀들 고등학교 이후의 학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느냐를 질문하였다. 그러자 예상한대로 막연한 생각은 갖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가 필요하고, 현재의 자원을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실제로 금융계산기와 그 분 가족 구성원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이벤트들을 나열하여 놓고 실제로 필요한 자금을 산출하여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가용한 자산을 차감하면 부족한 자금이 나오게 마련인데 이 부족한 자금이 앞으로의 소득으로 실현 가능하면 큰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다면 우울한 노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내 목표를 알고 준비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얼마 전 역사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광해군이 선조에게 이순신에 대한 간략한 평을 하는 대사가 있었는데 무비가 유환이다, 이순신은 임란전부터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자고 역설하였고 그는 준비를 해왔다는 즉, 준비가 없으면 꼭 어려움이 있다는 말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때때로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딜레마는 고객들의 앞으로의 준비에 대한 니드를 일으키는데는 어렵지 않으나 본인들이 구체적으로 목표를 알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였다.

현재는 부족하고 인식은 잘 되어있지 않지만 자산을 관리하거나 인생의 목표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들은 주변에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많지가 않고 그 시간도 빠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도 효율적, 효과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한 일생을 살아가면서 행복해야 할 존재들이다. 가족간, 이웃간 사랑을 최대한 느끼면서..

우리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를 하며 정서적인 교감을 가질 때 좀더 행복감을 많이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떤지..황순천 기자(황순천 기자는 현재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재테크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군대이야기와 함께 재테크와 관련된 좋은 소식들을 들려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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