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초보아줌마 정숙영의 육아일기

에피소드 1)

현승이 이유식 시작하다.



식탁에서 음식을 먹고 있으면 뚫어지게 쳐다보다가는 침을 흘리기도 하고, 그릇을 입가로 가져가면 입을 뻐끔 벌리기도 하는 현승이를 위해
쌀 미음 먹기를 시작해 보았다.

1:10 쌀과 물의 비율을 맞춰 묽게 쑨 미음을 주었는데, 현승이 제법 잘 받아 먹는다.
이게 무슨 맛이 있으랴 걱정했는데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오물오물 입가에 잔뜩 미음을 묻혀가며 받아먹는 녀석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아직은 흘리는 게 많지만 그래도 삼키는 연습을 하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다고들 흔히 얘기한다. 하지만 정보가 많아지면서 정보를 분별하고, 구분하고, 선택하는 사용자의 역할은 더 커져만 가는데,
내가 정보를 검색하며 느끼는 어려움은 같은 정보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그것도 육아나 의학 정보에 있어 이런 상반된 정보를 접하게 되면, 상당한 혼란을 겪게 된다.


 
이유식도 마찬가지라
누가 쓴 글인지, 어디에 실린 글인지, 무엇을 위한 글인지 꼼꼼히 체크하지 않으면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육아에 그대로 적용하게 되어서 얼마나 무서운 일이 되는지...
의학정보나 육아에 대한 정보들은 적어도 선별되어 올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에피소드 2)

현승아, 냠냠냠.
어떻게 알아듣는지 숟가락 쪽으로 몸을 돌리고 벌리는 현승이의 입을 보면서 제비입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요렇게 작은 아이가
제 부모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배고픔을 알고 입을 벌리고
맛을 알아서 때로 인상을 찌푸릴 수 있는지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신난다고 손을 휘젖고, 다가오는 숟가락을 만지려고 하다가
온 입 주위에, 옷덜미에, 이유식 다 묻히면서도 해맑게 웃는 현승이
조만큼씩만 먹는데도
눈도 못 뜨던 녀석이 몸을 뒤집고 기어다니고 덜썩 앉아서 놀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내 얼굴을 보면서 먼저 반가워 할 만큼 성장해 나가고 있다
내 아버지께서도, 내 어머니께서도,
나를 키우면서 이런 감격을 느꼈을텐데
지금의 내 삶은 당신들께 어떤 감격을 주며 살아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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