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 연중 사랑캠페인 <사랑의 편지 쓰기> 응모작

어김없이 찾아오는 풍광이 아름다운 이곳,
북한산 자락에도 가을이 마지막 고별을 하는 듯 하다.

서로 부딪히며 나부끼는 나뭇잎새 소리가
나의 귓전에 맴돌다 흩어지는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한동안 넋을 놓고 있다.

그리고

묵묵히 나뭇잎을 떨구어내는 그 모습은 훌쩍 하늘나라로
가버린 내 동생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유난히 가을을 좋아했던 동생은 흡사 가을여인이었다.
검은 테 안경에 생머리, 베이지색 바바리에
큰 가방을 늘상 메고 가을을 만끽했던 동생이었다.
그러나 동생은
그 큰 가방속에 가을을 통째 넣고서 훌쩍 가버렸다.

동생이 가버린뒤∼
가끔은 넋나간 사람처럼 나무들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동생이 그렇게 살다가 가버린 듯한 착각은
내 자신을 못해 힘들게 했다.

나는 동생이 가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가을을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지금의 가을은 나를 슬프게 한다.

나무들 하나하나에 구석구석 미안한 마음으로
어루만져 본다.

이제는 머지 않아
나뭇잎을 다 떨구어내고
메마른 가지로만
나는 나의 할 일을 다했노라고
다시금 묵묵히 나에게 다가오겠지….

이제는 정말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의 임무를 다했노라고,
당당한 그 모습은 우리들을 지켜보겠지.
정말 잘 살았노라고….

나무 끝에 아롱거리는 듯한
동생의 영혼이 정말 잘 살았었노라고
언니에게 미소를 보내는 듯 하다.
이 가을 동생을 또 한번 떠나보낸다.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에서 신홍금

※이 편지는 이 연중 사랑캠페인으로 벌이고 있는 `사랑의 편지 쓰기`에 응모한 작품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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