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 7.6% 취업 준비생들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취업시즌이 한창이다. 청년실업률이 7.6% (37만 명)에 달하고 구직 준비자까지 포함하면 70 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교 졸업반 학생은 예비 백수라는 말이 대학가에서 나돌고 있을 정도로 취업의 문은 좁기만 하다. 비정규직 인턴 사원 모집공고에도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하니 취업 경쟁의 열기를 짐작할 만 하다. 이런 경쟁 속에서 취업 준비생들은 좁은 문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취업의 1차 관문인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로 그 승부가 판가름난다. 이력서는 회사의 입사조건을 충족시켰는지 확인하는 절차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인사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에 10초 이상 눈길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인사면접관의 눈길을 붙잡아두기 위해 취업준비생들은 저마다의 독창적인 자기소개서를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외국계 회사 인턴 사원을 준비중인 조현주(여. 23세)양은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사지원이 처음이기 때문에 모르는 게 많은 까닭이다. 취업 고시생들이 자신의 경쟁자인데 자기소개서를 쓰는 요령도 몰라서 고민이 많다고 한다. 조 양은 "기본적으로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 정도는 알겠는데 그것만 쓰기에는 불안해요. 선배나 취업 사이트를 알아볼 생각이에요"라며 자기 혼자 준비하는 것은 불안하다는 표정이었다.
조 양 같은 취업 초보자들을 위한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선·후배간의 인맥을 이용한 족보 수준의 지식습득에 그쳤지만 요즈음에는 취업상담에서부터 방향까지 제시해주는 맞춤형 취업지원 회사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그러나 취업 고시생들은 이런 회사들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취업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인터넷 취업 카페에서 활동중인 `아리마`라는 네티즌은 "유료 사이트에 의존하면 붙기 힘들어요. 구직 담당자도 전문가라서 획일적인 내용의 자기소개서는 다 걸러내기 때문이죠.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자기소개서가 필요할 거예요" 라며 남이 만들어주는 자기소개서로는 합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취업 고시생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해서 많이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합격자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많이 써봐야 자기소개서를 쓰는 요령이 생긴다는 것이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유명한 자기소개서 10계명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소개서 십계명-
1. 독창성 있는 자기소개서를 만들어라
2. 논리적인 문맥 연결에 주의를 기울여라
3. 중복되는 말이나 표현은 피하자
4. 맞춤법, 띄어쓰기가 중요하다
5. 성장과정은 연대기 순으로 기재한다
6. 회사에 따라 내용을 달리 기술해라
7. 경력자는 실무경력 위주로 기재하는 게 좋다
8. 자기 PR을 하되 과장하지는 말자
9. 충분한 시간을 갖고 미리 작성해라
10. 작성된 자기소개서는 복사해두거나 저장하라.

자기소개서 십계명 외에도 취업 고시생들이 전해주는 자기소개서 요령은 다양하다. 취업 고시생들은 `필수기재사항을 빠짐없이 쓰되 형식에 구애받지는 말 것`, `어릴 적 얘기는 특별한 게 없다면 삼갈 것`, `회사 업종과 관련한 자신의 모든 능력을 표현할 것`, `지원하는 회사마다 다른 자기소개서를 쓸 것`,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등을 강조한다.
한편 피해야 할 자기소개서의 전형으로는 자기소개서 샘플을 옮겨 적은 것 같은 `스테레오 타입`형, 의욕과 성실함을 보이려다 정도를 넘는 `감정 오버`형, 특별한 것 없이 다양한 경력만 늘어놓고 하나쯤 걸리겠지 하는 `경력 나열`형, 맞춤법이 틀리거나 서류접수 시간을 조금 넘기는 `사소한 실수`형, 자기소개서를 자신의 경력 자료집으로 생각하는 `역사교과서 부록`형 등으로 꼽았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이라는 관문을 넘겨야 한다. 각 대학교마다 면접 특강이 하나씩 있을 정도로 면접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 스터디`도 모자라서 `면접 스터디`를 따로 구성해 면접만을 준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내성적이거나 화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아무리 적극적이고 지식이 풍부하다고 해도 면접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합격은 요원한 취업 경쟁시대이기 때문이다.
올 해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박동건(남. 26세)씨는 회사의 경영마인드를 명심하고 면접에 임해서 효과를 본 경우이다. 박 씨는 "면접 때 담당관이 영어로 인사를 나눠보자고 했어요. 영어는 자기소개 준비만 했기 때문에 당황했죠. 그래도 말없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친구끼리 하는 농담 식으로 `헬로우. 나이스츄미츄`라고 했죠. 그러니까 당담관이 웃으면서 `용기가 대단하네? 거의 대부분 아무 말 못하는데`라고 했어요"라며 "현대는 정주영 회장 때부터 `하면 된다`는 정신이 있었잖아요. 사회생활을 하려면 자신감과 약간의 뻔뻔함도 필요하구요. 만일 삼성이나 LG에서 그랬다면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대에서 통하는 전법이니까요"라며 웃었다. 박 씨의 경우에서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를 연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완전합격`이라는 네티즌은 신입공채로만 4번 합격한 일화로 유명하다. 취업 전문가로 불리는 이 네티즌은 자신만의 5가지 비법을 공개했다. 이 비법을 함께 만들고 실천한 스터디 구성원 10명중에 9명이 삼성전자에 합격했다고 한다. 이 9명은 전원 인문계 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면접 비법 5가지-
1. 항상 미소를 머금어라-떨리고 긴장 돼도 웃어야 한다. 서류를 통과한 면접에서 이력은 더 이상 중요한 자료가 아니다. 면접은 100% 인상이다.
2. 말은 천천히 해라- 긴장해서 말을 빨리 하는 건 금물이다. 말을 천천히 하면서 면접관들을 두루 쳐다보는 게 중요하다.
3. 애드립 면접은 불합격이다- `면접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생각은 피해야한다. 예상 질문과 답변을 최소한 30개정도 준비해가야 한다.
4. 평범하고 50초 넘어가는 자기소개는 금물-비슷비슷한 자기소개는 면접관뿐만 아니라 옆 사람도 지겹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 재밌게 이목을 끄는 게 중요하다.
5. 남자도 외모가 중요하다- 면접관도 사람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점수라면 호감 있게 생긴 사람이 유리하다. 자신을 가꾸는 노력이 중요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취업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젊은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백수생활 백서가 유행하고 일거리가 없어서 아예 취직 시도조차 안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취업이라는 `기적`을 이뤄내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노력하고 있다. 70만 젊은이들 모두 취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일 것이다.  최옥연 기자redpi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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