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여학생이 보내 온 예쁜 편지 한 통과 2만원

지난 26일 저녁 평택 대추리 마을회관 2층으로 초록색의 예쁜 편지가 한통 배달 되었다.
편지봉투 안에는 편지 한 통과 돈 2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편지에는 자신을 광주 사는 고3 여학생으로 밝히면서 "대추리에 사시는 분들께"라고 쓰여져 있었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대추리 상황을 알게되었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편지를 썼으며, 가지고 있던 돈을 보낸다는게 편지의 요지.

범대위측은 편지를 받자 마자 촛불행사장에서 시험준비로 한창 바쁠 고3 여학생이 보내온 편지를 낭독했다. 
이 편지 한통은 군부대로 투입과 강제철거 행정대집행 예정 및 군부대 투입 소식으로 마음이 심란했던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다음은 여고생이 쓴 편지 내용이다.

『대추리에 사시는 분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 사는 고3 여학생 김민혜입니다.
한겨레를 통해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고백하면 논술준비 차 보기 시작했는데 여러분들의 소식을 보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도서관에서 울 뻔 했습니다. 사실 일주일 전에 그것도 한달 전 기사를 본거라 이 운동이 끝났음 어떡하나…걱정이 들었습니다.
오늘 이곳엔 비가 와서 꽤 쌀쌀합니다. 거기는 위쪽이니까 더 추울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저 같이 미숙한 눈으로 볼 때도 여러분은 그저 여러분의 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위해 싸우신다는 게 느껴지네요.
제 꿈은 농부와 NGO 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기사를 보았을 때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돈은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만원짜리가 이것 밖에 없습니다. 좋은데 써주세요. 그리고 기사들을 보고 바로 쓴 거라 편지가 두서가 없네요. 제 마음도 잘 전달되지 않구요. 그렇지만 집에 가면 귀찮아서 쓰지 않을 것 같으니까. 봐주세요.^^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힘내시고. 꼭 지키세요. 기도하겠습니다.
200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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