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6월 시판 방침에 농민단체 등 “치아감별 문제 있다” 거센 반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한농연을 비롯한 농업계와 보건의료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달 26일 미국산 광우병 감염소에 대한 치아감별 끝에 8세 이상인 것으로 판정해 수입재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조만간 수입재개 절차를 진행해 6월경에 시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와 같은 판단과 진행과정에 대해 한농연과 보건의료계 등은 감염소의 나이를 치아감별로만 판정한 것은 충분한 과학적인 근거가 되지 못하며,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반추동물사료 금지조치의 문제점을 들어 나이가 안정성 기준의 전부가 아니라며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한농연은 최근 성명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국민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수입재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이하 수의사연대)는 ‘30개월 이하의 어린 소일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수의사연대는 또 ‘농림부가 공개한 치열 사진을 단지 30년 경력의 임상수의사들과 축산업 종사자들이 검토한 결과’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현지 조사단에 실제 치아감별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치아감별법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6세까지로 그 이상 나이는 치아감별법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치아감별법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한농연은 ‘정부관계자도 문제를 인정하고 있고, 농림부가 직접 미국까지 가서 주변 소의 이빨까지 확인하며 입증작업을 한 것은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봐야 한다’고 못 박고, ‘향후 수입재개 절차에 맞춰 강력한 대응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부는 오는 6~7일경 36곳의 작업장 승인을 위해 현지점검단 4개 팀을 파견해 2주간의 조사를 거친 후 승인 여부를 결정, 승인 받은 작업장에서 빠르면 6월 초순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예정이다.
다음은 한농연측의 성명서 전문이다. 정명은 기자 jungme@naver.com

정부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재개를 즉각 중단하라

1. 미국에서 벌써 3번째로 발생한 광우병 소에 대해 한국정부는 3명의 전문가들을 오하이오주의 국립수의검사소에 파견해 측정한 결과 감염소의 출생시기를 1998년 4월 이전으로 최종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냉동보관 중인 감염소의 치아를 직접 확인한 결과 미국 측의 결론처럼, 국내 현지조사단도 최소 8살 이상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2. 그러나 이번에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발생한 광우병(BSE) 감염 소는 출생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다. 출생기록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열조사방법은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간접적인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또한 소의 정확한 나이를 측정하기 위해 세계각국은 이력추적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감염소는 출생기록이 전혀 없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3. 또한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98년 4월 도입한 ‘되새김동물사료 금지원칙’은 광우병 안전성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국에서도 이 조치를 88년에서 90년도까지 시행한 바 있으나 27,000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병하여 폐기한 사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국제기준에도 못 미치는 미흡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기준을 광우병 청정지역인 한국에 수입을 강요하기 위해 적용한다는 것을 350만 농민들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

4. 그러나 광우병 파동으로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이번에 광우병 감염소가 98년 이후 태어난 소로 추정되므로 수입 재개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납득할 수 없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미 FTA를 체결하기 위해 미국 측의 입장에 부화뇌동하여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350만 농민은 부당한 미국의 광우병 쇠고기 수입 압력에 맞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이제라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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