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희망연대 결성, 하반기 세규합 '독자신당' 출범

차기 대권을 향한 칼날은 이미 번쩍이고 있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인 <희망을 여는 사람들>(의장 최종민, 약칭 희망연대)은 얼마전 대전에서 첫 워크숍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들은 내달 창립대회를 통해 고 전 총리에게 디딤돌을 놓아줄 예정이다. 고 전 총리는 이와 관련, "7월 중 사회 각 분야의 일반 국민 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를 위한 국민운동 성격의 연대모임을 결성하겠다"고 시사했었다.
하지만, 정치에는 문외한과 마찬가지인 고 전 총리가 독자신당을 꾸리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물들이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당 창당 자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쓸만한 인재들이 얼마나 모일지도 현재로선 마냥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고건의 사람들을 추적해봤다.



고 전 총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는 항상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이 있다.
대변인 역할을 포함, 기자들과의 의사소통 통로 역시 그가 한다. 고 전 총리의 팬클럽, 싱크 탱크를 포함한 전체 그림의 조율 또한 김 수석의 몫이다.
하지만, 그 반경이 워낙 넓어지다 보니 올 해 들어서면서부터는 공보팀 등을 부쩍 강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까지 `정계개편`

고건 신당이 창당할 경우 참가가 예상되는 현역 의원들은 대체로 최대 30-40명 선이다.
열린우리당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안개모`(안정적개혁을위한의원모임) 소속 일부 의원들과 호남 지역 의원들을 합쳐 30명 정도가 가세하고, 여기에 민주당과 국민중심당까지 아우르면 40명 선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여권 분열 강도에 따라 당권파와 재야파까지 합세한다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의원으로 친 고건 성향이 강한 안영근 의원은 최근 "고 전 총리를 매기로 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 가능성은 자연스런 대세로 이뤄질 수 밖에 없으며 연말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고 전 총리 사람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지난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 8명과 민주당 의원 6명이 고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차기 정권 창출 계획에 함께 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일오회`의 일부 회원들도 고 전 총리와 선이 연결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김성순 김경재 전 의원 등도 `우군`으로 꼽힌다.

고건 "내 공부방 삼겠다"

지난 1월 창립총회를 가진 후 3월 공식 출범한 <미래와 경제> 포럼은 실질적인 고 전 총리의 싱크탱크로 평가받는다. 고 전 총리는 이 곳을 `공부방`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법조계 경제계를 비롯,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의 인사들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회장인 이세중 전 대한변협 회장, 김상하 전 대한상의 회장, 이필상 고려대 교수, 김중수 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등이 이 곳의 주요 인사들이다.
이 외에도 발기인에는 유명 인사 총 140여명 안팎이 동참 의사를 밝혔었다. 이들 대부분은 고 전 총리와 친분이 두터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고병우 한국경영인협회 회장, 김성우 상지대 총장, 권태준 서울대 명예교수, 김거성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위원장과 김성남 전 반부패특별위원회 위원장, 국악인 김성녀씨, 김봉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김학재 전 서울부시장, 등도 발기인으로 참석했다.
특히, 언론인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김영환 월간 정경뉴스 편집국장, 김용정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노기태 부산 국제신문 사장, 박경은 오마이뉴스 부사장, 박무종 코리아타임즈 사장, 박병윤 전 한국일보 사장, 선재훈 전 코리아타임즈 논설위원, 성대석 한국언론인협회 회장, 성병욱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등이 대표적인 인사다.
전문 연구 모임답게 학자군도 두텁다. 송자 전 연세대 총장, 윤경로 한성대 총장, 윤내현 단국대 부총장을 비롯해 강홍빈(서울시립대) 고재방(광주대) 권태준(서울대) 이필상(고려대) 정창현(경희대) 교수 등이 함께 했다.
고 전 총리가 시장직과 총리직 재임 시절을 비롯 그 동안 시민사회단체와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음을 반영하듯 NGO쪽 인사들도 만만치 않다.
이종훈 경실련 고문과 최열 환경재단 이사 외에도 김성주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회장, 김원길 시민운동지원기금 상임이사, 박상병 참여연대 의정연구센터 운영위원, 위평량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사무국장, 육순연 YWCA 정책기획부장, 이정전 녹색소비자연대 대표, 장만기 녹색교통운동 이사장 등이 동참했다.
모임 관계자에 따르면 총 136명 중 학계 인사가 46명으로 가장 많고 경제계 32명, 언론계 13명, NGO 13명, 법조계 11명, 군 9명, 문화계 7명, 관계 5명 순으로 참가했다. 이중 40-50대가 81명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60대 이상은 54명으로 40% 안팎이었다.

`개인 모임` 곳곳에

이들 외에도 고 전 총리를 위해 뛰는 사람들은 각계 각층에 넓게 포진해 있다. 팬클럽 성격인 `고사모 우민회`는 이미 지난해 체제를 준 정당 체제로 개편해 중앙운영위 밑에 홍보 기획 조직 지원 정책 IT 관리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강홍빈 김학재 교수 등 오랫동안 고 전 총리의 `자문역`을 담당해 온 학계 인사들과 언론계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 전 총리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소모임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힘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지사 시절 인연을 맺은 인사들과 결성한 `초당회`의 주요 멤버는 강운태 전석홍 전 의원, 이준범 전 전남지사 등이다.
장·차관을 지낸 인사 중 고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들이 구성한 `보름회`는 최인기 신중식 의원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5년 국회의원 낙선자들의 모임인 일명 `오리알회`도20여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데 이영일 박범진 이민섭 길승흠 전 의원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 전 총리는 문민정부 마지막 내각 출신들로 이뤄진 `문경회`와 미국 하버드대 유학 시절의 인연으로 만든 `상록회`에도 참석하고 있다. 경기고 후배들로 구성된 `화목회`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들, 고시 13회 동기 모임 등도 고 전 총리가 활용할 수 있는 인재풀로 불린다.
직접적으로 고 전 총리 지지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다산 연구소`도 눈여겨 볼 만하다. 박석무 전 의원이 소장을 맡고 있는 이 곳은 박권상 변형윤 백낙청 명예교수, 이돈명 변호사, 한승헌 전 감사원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고문과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현존하는 정치 세력으로는 한미준(한국미래를준비하는당)을 꼽을 수 있지만 고 전 총리 측이 꾸준히 `관계 없음`을 강조해 왔던 데다, 지방선거를 계기로 간격이 더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고 전 총리가 추구하는 `독자신당`에 대해 "사람중심, 지역중심의 7·80년대식 정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이는 정치후퇴, 역사후퇴의 길이다"고 폄하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고 전 총리와 가까운 사람들의 정치적 색깔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꼬집는다.
"유능한 행정가에게는 잘 훈련된 공무원들이 있다. 하지만, 정치는 확연히 다르다. 저마다 고 전 총리를 발판삼아 뭔가 해보려고 하겠지만, 동질성이 적은 만큼 막상 모이면 모래성 같이 무너지기 쉬울 것이다. 고건의 리더십 또한 여기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에서는 고 전 총리 캠프가 양에 비해 쓸 만한 인사들이 적다는 평가도 내 놓고 있다. 막 닻을 올린 고건호가 무사히 `대권항`에 도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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