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신문사 여론 조사 결과 드러나

한미FTA를 둘러싼 대치정국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절반 정도의 국민은 한미 FTA에 대해 한국의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사와 신문사 언론 조사 결과 드러난 이같은 사실은 정부의 낙관론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여론조사 결과로 주목된다.

아울러‘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미 FTA 협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BS 1라디오가 뉴스시사채널 전환 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52.0%가 ‘한미 FTA가 성사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우리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8.4%에 그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조사결과, 젊은층(20대 56.8%, 30대 57.7%)일수록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더불어 농업, 임업, 어업 종사자(64.8%)와 화이트칼라(64.5%)일수록 손해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국의 이익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자영업(34.9%)과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37.5%)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90.5%에 달하는 대다수가 ‘내년 6월로 정한 협상시한을 넘기더라도 충분히 검토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고, 우리 국민 대다수(79.9%)는 1차 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원했다.

또한 10일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공개된 MBC 라디오 ‘한미 FTA 긴급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에 대한 반대의견이 45.4%로, 찬성 42.6%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미 FTA로 가장 피해를 볼 분야로는 농업이 꼽혔고(75.1%), 유리한 분야로는 제조업이 꼽혔다.(27.2%)

또한 한미 FTA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사전 준비를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73%, 협상 초안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76.3%로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한미 FTA에 대한 찬반과는 별도로 국가경제 차원에서 FTA 필요성에 대해서는 3명중 2명 정도가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MBC는 “FTA 필요성에 대한 공감에도 협상과정에서 국익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에는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54.3%로 더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신문사 조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한미 FTA가 미국의존도 및 소득양극화를 더욱 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걱정한 견해가 각각 83.7%, 83.1%에 달했고, 내일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타결이 늦어지더라도 사회 경제적 영향을 검토한 뒤 신중하게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내일신문은 이번 조사결과가 한달 전 조사(76.9%)때 보다 ‘한미 FTA 신중론’이 3.1%P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최근의 조사결과들은 불과 몇 달 전 조사결과와 아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5월 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한미 FTA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농업 개방을 제외한(반대 66%) 나머지 부문에 대해 응답자의 60~70%가 개방을 지지했었다.

이처럼 불과 두 달 여만에 국민여론이 정반대로 돌아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일방 요구안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혹은 정부가 협상안 공개를 계속 ‘쉬쉬’할수록 한미 FTA에 대한 국민정서는 계속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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