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해-특집기획> 다시보는 2002년 대선

바야흐로 대선 정국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말 있을 `결전`을 앞두고 여야를 비롯한 잠룡들의 발걸음은 날로 분주해지고 있다. 각 캠프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언론, 홍보 전략을 준비하는 팀은 일명 `마크맨`들을 내세워 벌써부터 묘안짜기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지난 2002년 대선은 이전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도 선거운동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노무현 후보의 승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미디어와 인터넷의 승리였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것은 마치 60년대 반공포스터를 보는 듯 했고 민주당 광고는 21세기 인터넷 시대에 적절한 것이었다"고 평했다. 당시 민주당 선대위가 작성한 내부문건들을 토대로 간접적이나마 올 대선의 흐름을 예상해 본다.

지난 대선은 인터넷이 선거 결과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온라인 공간에서 저마다의 전략을 구축하고 네티즌들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그럼 과연 민주당 선본은 인터넷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만한 인력을 투입하고 어떻게 실전에 임했을까. 당시 입수한 인터넷 선거 특별본부 문건에 따르면 민주당 인터넷 선거 준비는 본부장을 맡은 허운나 의원을 축으로 이인영 김영술 위원장이 각각 기획위원장과 네티즌여론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전체적인 기획과 행정은 기획행정실(천호선 국장, 9명)이 담당했으며 산하에 홍보팀(13명)과 인터넷 TV방송팀(10명), 인터넷 Radio방송팀(10명), 기술지원팀이 구성됐다.

다음은 각 팀이 담당한 주요 업무들이다.

▲ 기획행정실
캠페인 기획 및 행정. 온·오프라인 이벤트. e-mail 등 시스템 운영. 온라인 여론조사. 여론 모니터링 및 대응. 자원봉사관리. 협력사 관리.

▲ 홍보팀
`2002 통합선거 사이트 운영`(노하우=민주당 사이트, 국민참여운동본부 사이트, 무선인터넷 사이트, 노무현 만화로 사이트). 노무현 인터넷 방송국 사이트 운영. DB관리. 매거진 기획 및 제작.

▲ 인터넷 TV 방송팀
인터넷 TV 방송국 사이트 기획. 후보 및 각종 행사 취재. 동영상 컨텐츠 개발 및 운영. 멀티미디어 컨텐츠 개발 및 운영. 각종 동영상 촬영 및 편집 제작. 토론회 및 찬조연설, CF 홍보 및 가공.

▲ 인터넷 Radio 방송팀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사이트 기획. 컨텐츠 개발 및 생방송.

▲ 기술지원팀
프로그램 개발 및 디자인. 웹 시스템 운영 및 관리. 방송 시스템 운영 및 관리. 기타 각종 기술지원 및 자문.

평가서에 따르면 인터넷 선거 특별본부는 당초 온라인 지구당 조직을 통한 캠페인 전개를 목표로 했으나, 이후 정치적 상황이 변하면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캠페인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노하우 등 100여개의 사이트를 매일 모니터링해 일일보고서를 작성했고,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네티즌여론대책위원회를 운영했다.
한편, 인터넷선거본부는 지난 대선에서 아쉬웠던 점과 관련,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했고, 후보의 마인드를 따라가지 못해 정책위 시스템 등의 여건을 이루지 못했다"며 "온라인 동력의 분산으로 온라인 지구당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한편, 평가서에 따르면 대선 전날이었던 12월 16일과 19일 가장 많은 83만여명과 86만여명이 방문해 온라인 공간의 위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인터넷TV방송국 분야에선 문성근이 개혁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행한 연설이 조회수 160만여건을 차지해 2위를 기록한 TV 광고 6편 <노무현의 편지>(45만여건)를 월등히 앞섰다.
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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