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드디어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얼마전 졸업식이 있었다. 너무 아쉬운 날이었다. 졸업식 얘기를 하기 전 우리반, 그러니까 6학년 8반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소개할까 한다. 우리 반에는 항상 모여서 친하게 지내는 5명의 친구가 있다. 바로 우리의 `청정원` 식구(?)들이다. 원래 `청정원`은 고추장 회사 이름인데 우리들간에 `청`량리 `정`신병`원` 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르기로 한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병원이다.(하하) 우리들은 이렇게 논다.(;;)

우리는 너무 친해서 비밀도 별로 없다. 아니 전혀 없다. 우리는 항상 팔짱을 끼고 다니고 맨날 오버를 떤다. 특히 유진이와 하경이, 나래, 나…. 항상 시끄럽고 정신이 없다. 그래서 여자들은 수다쟁이라고 하나 보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오총사를 소개하겠다.


#졸업식 직후 우리반 교실에서... 앞줄 왼쪽이 저랍니다.

우선, 하경이는 아기같이(?) 귀여우면서도 안티를 제일 많이 끄는 스타일이랄까?

아무튼 너무 귀엽고 앞머리가 동강 잘려서 둥근 짧은 머리와 어울려 처키가 된다. 그래도 너무 귀엽고 깜찍하고 내가 생각하기엔 동생들도 잘 챙기고(?) 엄마의 말을 잘 듣는 모범생이다. 내가 보기엔 하경이는 비록 95년생으로 우리보다 한 살 어리지만 우리들과 정신연령이 비슷하고(?) 성실한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다.

다음은 가영이다. 가영이는 예전에도 기사를 통해 많이 얘기했지만 별명이 ‘용가리’이다. ‘가리’라는 호칭은 좋아하지만 ‘용가리’라고 부르면 헤드락을 걸어온다.

가영이에게 한번 맞으면 그 악몽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정도다. 가영이는 공부도 잘하고 상식도 많이 알고 힘도 많고 정말 다 많다. (하하) 그래도 가영이는 정말 든든하고, 튼튼한 친구다.

이번엔 유진이다. 유진이는 가끔 정신을 잃을 때가 많다.(;) 특히 숙제를 안했을 때, 학습지 선생님 오시기 30분전, 짜증날 때, 슬플 때(완전 찌질이…). 이럴땐 ‘워워∼’를 외쳐준다.

유진이의 별명은 서유기인데 이젠 입에 유기가 버릇이 돼서 본래 이름보다 오히려 자연스러을 정도다. 유진이는 나의 `베프`(베스트 프렌드의 준말)여서 가끔 편지를 주고 받는다.(아직 한번 밖에 안했지만….)

이번에는 나래다. 나래는 피구를 할 때 취권을 하는데 너무 웃기다. 언젠가부터 나래의 얌전한 이미지가 취권 하나 때문에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점점 유진이를 닮아간다. (하하) 그래도 나래는 동생도 잘 챙겨주고 성실한(?) 친구다.

우리 오총사는 나까지 합해서 다섯 명이 다 모이면 시끄럽고 정말 즐거워지는 것 같다. 나는 얘들이 내 친구들이란 것이 너무 기쁘다. 너무 좋다. 나는 얘들과 정말 다 같은 중학교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소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나를 포함, 셋은 경희여중에 들어가는데 나머지 둘은 청량중학교 입학이 결정됐다. 경희여중은 유진이와 가영이 그리고 나, 하경이와 나래는 청량중학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13일엔 6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마무리 하는 졸업식이 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정말 오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날이었다.

항상 바쁘신 아빠가 회사 출근을 미루셨다. 집에서 같이 생활하는 외삼촌도 늦게 일을 나가셨다. 그리고 경기도에 사시는 외할머니까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집으로 오셨다. 이 정도면 대단한 졸업식 아닌가.(하하)

졸업식은 10시 30분에 시작된다고 했다. `몽키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10시까지 학교에 나오라고 하셨다. 난 하루 전날 엄마를 졸라 졸업 선물로 산 베이지색 코트를 입고 조금더 일찍 학교에 갔다. 친구들과 조금이라도 더 수다를 떨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졸업식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대강당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학부모님들이 일찍 오신 것이었다. 어라? 그런데 우리 가족들은 보이지 않는 게 아닌가.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잠시 뒤 아빠와 외삼촌, 그리고 사촌동생 수빈이가 사람들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수빈이는 꽃다발을 들고 있었고 외삼촌은 커다란 카메라로 사진촬영을 하셨다. 참고로 외삼촌은 사진작가다. 엄마는 외할머니와 조금 늦게 오시는 모양이었다.

마침내 졸업식이 시작됐다. 졸업식은 지루했다. 한시간도 넘게 걸렸다. 나중에 졸업식 노래를 부르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이제 진짜로 이 정든 청량초등학교를 떠나는 것인가. 하긴 그래도 엄마가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피아노학원을 하시니까, 자주 오긴 하겠지만….^^

졸업식이 끝나고 각각 교실로 돌아왔다. 교실 앞 복도엔 우리반 애들의 부모님들이 벌써 와 계셨다. 우리 가족들도 모두 와 있었다.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교실로 들어가선 몽키쌤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 있으셨다. 말씀을 듣고 있으니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코끝이 찡해왔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은 졸업장과 상장, 생활통지표도 나누어 주셨다.

참 선생님도 이번에 다른 학교로 가신다. 난 어느 학교로 가시는 지 알고 있었다. 바로 인근에 있는 홍릉초등학교였다. 그런데 이를 모르는 애들이 "어느 학교로 가시느냐"고 묻자 선생님은 답변을 하지 않으셨다.

말씀이 다 끝난 뒤 선생님과 사진을 찍었다. 아빠와 엄마가 선생님에게 그동안 고생많으셨다고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여러 번 사진을 찍었다. 나중엔 운동장으로 내려와 가족들, 그리고 또다른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어느덧 점심시간. 아빠가 뭘 먹고 싶으냐고 물었다. 난 바로 "자장면과 탕수육"이라고 외쳤다. 이건 이전에 아빠에게 들은 얘기 때문이었다. 아빠가 학교 다닐 무렵엔 졸업식이 끝나면 꼭 자장면을 먹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최근에 동네에 새로 생긴 아웃백이란 레스토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참았다. 아빠는 졸업식 날이어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서 힘들 것이라고 하셨다.

우린 근처에 있는 중국요리집에 갔다. 겉모습이 그럴싸해서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음식값이 엄청 싼게 아닌가. 사천자장면이 2000원 밖에 안하는 것이었다. 난 자장면을 시켰다. 그리고 각자 음식을 시키고 또 누룽지해물탕, 탕수육 등 요리도 시켰다. 그런데 손님이 밀려서인지 음식맛이 형편없었다. 엄청 짜거나 맵거나 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식사를 마치고 난 가족들과 헤어져 같은 학교에 배정된 친구들을 만났다. 경희여중에 등록을 하러 가야 하는 것이었다.

내가 3월부터 다닐 경희여중은 경희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다. 때문에 경희대학교 정문을 지나서 가야 한다. 무성하게 나무들이 우거진 산 속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들어가면 학교 건물이 있다. 경희여고와 같은 건물을 사용했다.

우리 오총사 중 경희여중에 배정된 유진이와 가영이, 그리고 난 학교 사무실에서 등록을 하고 입학 전에 해야할 과제물을 전달 받았다. 그리고 같이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3월 2일 입학식이 있는 날까지는 또 방학이다. 난 학원에 다니며 친구들과도 열심히 만나며 지낼 것이다. 그동안 못다 한 우정도 더 쌓으면서….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얼마전 청량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조만간 중학교에 진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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