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봄바람 타고 '대역전' 준비중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양 진영의 검증 대결이 한 풀 기세가 꺾이면서 3월 한 달은 지지율 보합 기간이 지속되고 있다. `경선 룰`을 둘러싸고 물밑 신경전이 한창이지만 상대적으로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3월 한 달간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는 박 전 대표 진영은 4월 재보선을 전후로 새로운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친박 그룹에선 박 전 대표와 영국의 대처 전 수상의 리더십을 비교하며 `여성 대통령`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국에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여사가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국 국민들이지만 지금까지 여성 대통령이 선출된 적인 단 한 번도 없다.
영국 여성 정치인으로는 마가렛 대처 전 수상이 가장 먼저 손꼽힌다. 대처는 무려 10년 넘게 영국을 지휘하며 `철의 여인`으로 불릴 만큼 큰 족적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대처가 영국병을 치료한 것처럼 나는 한국병을 치료하겠다"고 공언해 왔었다.

1970년대 영국, 지금의 한국

박 전 대표의 경제자문단은 1980년대 대처의 노사관계 개선 모델을 바탕으로 한국적 현실에 맞는 안을 준비중에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연세대 김영세 교수는 1970년대 영국과 2000년대 한국 경제가 닮은꼴이라고 설명한다. G7 최하위 경제성장률, 살인적인 물가, 무역적자 폭 증가, 불법폭력시위와 강성노조, 규제 위주의 정부,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공기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됐다.
그는 이와 관련 "대처는 집권 11년간 감세와 조세개혁, 강성노조 약화, 주도면밀한 공기업 민영화 등을 통해 망해가던 영국경제를 되살려 놓았다"면서 "한국이 지금 필요로 하는 리더십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국회에선 친박 인사인 이혜훈 의원이 `위기의 대한민국! 대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며 분위기 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김형진 변호사는 군대를 안 간 박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듯 "대처의 원칙을 지키는 소신과 결단력은 군사 안보 분야에서도 빛났다"면서" 불과 3주만에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대처의 신념이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변호사는 "따뜻한 보수, 희생과 근검절약의 모범이 바로 대처"라며 "하면 된다는 신념을 국민들에게 심어준 대처의 노력은 우리 새마을 운동 정신과 많이 닮아있다"고 주장했다. 대처의 리더십을 간접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관시키고 있는 것이다.

5% 잠재성장률, 2% 리더십

이 자리에서 강재섭 대표는 "대처가 법질서 확립, 시장경제원칙 실현,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노사원칙 실현 등으로 영국병을 치료한 것처럼 제2의 대처 리더십을 모색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박 전 대표 본인도 "대처의 리더십은 잠재성장률에 지도자의 리더십 2%를 합친 것이다"면서 "우리나라도 5%의 잠재성장률에 2%의 리더십만 있다면 국가를 살려나갈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 날 행사에는 친박 인사들을 비롯 4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이 다녀감으로써 박 전 대표 진영의 세를 과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진영의 한 관계자는 "올 봄 안에 이 전 시장을 역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여성 총리가 무난하게 국정을 수행한 만큼 여성 대통령도 결코 상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와 대처의 만남이 올 해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올 초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을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발언해 미혼인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범 여권의 한 인사는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막판 고전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면서 "여성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도 막상 투표장에 가면 망설이게 되는 것이 아직까지의 우리 정서"라고 말했다.
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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