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교수, 이헌재 사단 등 경제 분야 막강 인맥

한 때 친 고건 총리 그룹이었던 민주당 신중식 의원이 범여권 최종 후보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지목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정 전 총장이 오는 여름 정치에 참여한 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양자대결을 벌여 범여권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신 의원은 "(정 전 총장이) 정치권과 제도권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번 학기가 끝나면 정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정 전 총장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교육계와 정치권, 학계에 두루 포진해 있는 그의 넓은 인맥도 한 몫 작용한다. 정 전 총장의 인적 네트워크를 점검해 봤다.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방대한 인맥은 정 전 총장의 최고 자산이다.
학자 출신이면서도 정치권과 시민단체, 교육계와 학계에 넓게 포진해 있는 인적 네트워크는 정 전 총장 특유의 친화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학자 출신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술자리나 식사 자리를 주도하는 능력이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다"면서 "언제라도 캠프를 꾸릴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특유의 친화력`

정치권에선 김근태 전 의장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인연을 맺어 왔다. 정 전 총장의 전공학과 선택도 김 전 의장이 조언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두 사람의 인맥은 상당 부분 겹치는 경우가 많다. 정 전 총장은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김근태의 사람`으로 분류됐을 정도고 얼마전에는 김 전 의장의 `킹 메이커설`이 나돌기도 했다.
또 다른 정치인으로는 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거론된다. 1986년 당시 정 전 총장이 직선제 개헌을 주도해 해직 위기에 처했을 때 김 의원이 구명해 주면서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총장은 경제학자 출신 답게 이 분야에 가장 많은 우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하는 `이헌재 사단`도 정 전 총장과 가깝다는 평가다. 이성규 하나금융 부사장, 서근우 하나은행 부행장을 비롯 이성남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정 전 총장과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다.
좌승히 경기개발연구원장은 기숙사 같은 방을 썼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고 한덕수 총리 지명자도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권영준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이 대학 후배고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아끼는 제자들이다.
정 전 총장이 80년대 말부터 활동해온 `금융연구회` 출신으로는 경기대 이기영 교수, 서울대 오성환 교수, 이영선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들 수 있다. 딜로이트컨설팅 코리아 전광우 회장과도 사이가 가깝다.

인적 네트워크 풍부

경기중학교 시절, 성경공부를 함께 했던 친구들로는 서울대 김희준 교수, 부산대 김윤수 교수,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이각범 교수 등이 있다.
두산 베어스의 열성팬인 정 전 총장은 김경문 두산 감독과도 각별한 사이며 신필연 육상연맹회장은 친구 사이다. 가수 조영남씨와도 스스럼없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계에서는 정연주 KBS 사장이 정 전 총장과 각별한 사이다. 두 사람 모두 바쁜 관계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두터운 정을 쌓아왔다.
정 전 총장의 `정치권 노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지는 조순 명예교수도 한축을 담당한다. 정 전 총장은 조 교수를 `네번째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따른다. 과거 조 교수가 대선 출마를 결정했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도운 것도 정 전 총장이었다.
조 교수는 자신의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정 전 총장의 결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정 전 총장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도 오랫동안 교류를 이어왔다.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정 전 총장의 인맥과 관련 "예상밖보다 상당히 넓다는 데 놀랐다"면서 "그러나 다른 후보들과 겹치는 `교집합` 인사들이 많은 만큼 결국은 민심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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