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은평 뉴타운, 2011년에나 소통 원활

강북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를 표방하는 은평뉴타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음 달 1일 입주 이후 교통혼잡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당장 북한산 자락에 1만5200가구(1·2·3지구 포함)로 이뤄진 거대한 베드타운이 들어서 입주민 뿐아니라 은평구와 인근 고양시 주민들 사이에서도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망을 정비하고 대중교통수단도 확충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2010년 이후 완공 예정이어서 걱정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통일로 옮기고, 자하문까지 길 내고

급한 것은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길목 트기다. 은평뉴타운 입주와 함께 그렇지 않아도 정체구간으로 악명 높은 통일로 상황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우선 통일로의 차량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우회도로 2개를 만들 계획이다. 연서로 은평경찰서에서 갈라져 도심부근 자하문까지 이어지는 4.2㎞의 왕복 4차선 도로가 2011년 말까지 새로 놓인다. 또 구파발역 부근에서 갈라져나와 서오릉길로 연결되는 1.9㎞의 왕복 4차선 도로도 들어선다.

서오릉길 중 서울시계~창릉천 3.8㎞ 구간은 2011년까지 기존 왕복 4차선에서 왕복 6차선으로 확장된다. 또 경기도 장흥쪽으로 이어지는 371번 지방도(1.7㎞·왕복 4차선) 구간이 신설되고,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3호선 지축역 일대와뉴타운 동북부를 잇는 79번 도로(1.8㎞·왕복 4차선)도 각각 2011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도로망은 대부분 2011년 완공될 예정이어서 입주 이후 2~3년 동안은 정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또 통일로 중 구파발역 삼거리 등 은평뉴타운 지역을 지나는 1.7㎞구간을 서쪽으로 160m 옮기는 작업에 들어가 오는 8월 개통예정이다. 현재의 왕복 6차선에서 7차선으로 한결 여유가 생기고 지금의 통일로 자리는 왕복 4차선 이면 도로로 바뀐다. 뉴타운 동쪽의 연서로는 뉴타운 내 1.3㎞ 구간을 동쪽으로 50~100m 옮기고 직선화하는 공사를 다음 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존의 왕복 4차선에서 5차선으로 늘어난다.

◆구파발역~단지간 순환버스

대중교통 정비도 시급하다. 오는 8월 이설되는 은평뉴타운 지구 내 통일로에는 중앙버스전용차선 시설이 갖춰지지만, 언제부터 서울 도심과 연계돼 운행될지는 알 수 없다. 또 다음 달 1일부터 경기도 버스 중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오는 일부 노선의 회차지점을 구파발역으로 새로 정해 서울 도심 진입을 억제하기로 했다. 승객들을 지하철로 유인해 서울 도심으로의 차량 유입을 줄이기 위해서다.

은평뉴타운 주민들이 출퇴근하는 교통 거점은 구파발역이다. 그동안 북한산 등산객들이나 예비군 훈련자들이 오가는 한가한 역이었지만, 승객 급증이 불가피해 출퇴근 시간 3호선 열차도 더욱 혼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입주 시작일인 다음 달 1일부터 주요 단지와 구파발역을 오가는 셔틀형식의 순환버스가 5~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일부 입주민들은 6호선도 다니는 연신내역에도 정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파발역에 300대 수용 규모의 환승 주차장 건립계획이 잡혀 있지만, 2010년 이후 준공 예정이어서 당분간 자가용과 지하철 환승은 쉽지 않로 보인다. 지하철역 간격이 긴 편인 구파발~연신내 사이 박석고개 부근에 새로운 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서울시는 "지형 구조상 지하철 역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힘들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문장원 기자 proin21@hanmail.net <문장원님은 서울 은평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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