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석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

혼자 촬영을 나가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못난 성정 탓일 것입니다.

문득 혼자
촬영 나가는 용기를 내보았습니다.
가까운 곳이라서
그나마도 쉽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녁나절
살랑거리는 바람으로
수면에는 잔물결이 일렁입니다.

공중에 떠있던 해가 드디어
지평선 너머로 하강하기 시작합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나이 듦을 확인하고
잔물결처럼 가슴 밑바닥에 설움이 밀려옵니다.

노을이 지는 호수에
이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게 남은 늙은 사내는
눈에 맺히는 이슬을 감추려고
붉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눈망울이
노을처럼 붉게 물들어 갑니다.

<고홍석님은 전북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포토아카데미(http://cafe.daum.net/photoac)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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