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 일본 드라마 '메이의 집사'를 보고

평소에 일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아빠가 너무나도 일본을 싫어하는 편이어서 가까이 할 기회가 많진 않았다.

그러나 요즘엔 패션에서부터 음식 등 일본 문화가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독보적으로 인기를 끄는 대부분의 만화책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일본에서 일명 `욘사마`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스타 배용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빅뱅을 비롯 우리나라의 많은 가수와 연예인들이 일본에 진출,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한다. 나는 그동안은 주로 만화책이나 패션 쪽에 관심을 갖는 편이었다.

기말고사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반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현지가 뭔가 열심히 보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본 드라마. 예전부터 가영이(같은 반 단짝 친구)와 현지가 일본 드라마 얘기를 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가영이가 추천해주는 드라마를 MP3에 담아 보고 있던 것이었다.


#일본 드라마 `메이의 집사`

제목은 `메이의 집사`. 일본 드라마는 만화책을 원작으로 만든 경우가 많아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애초부터 별로 관심을 안 가졌었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달랐다.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쉬는 시간, 현지가 또 열심히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나는 드라마에 집중하는 현지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살그머니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현지가 빼놓은 MP3 한쪽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흔히 우리가 하는 말로 알아듣지 못할 일본말이 `샬라 샬라` 나왔다.

자꾸만 궁금해지는 내용에 현지의 시선을 따라 나도 드라마를 보다 보니 차츰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가난한 우동집 딸이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대단히 부유한 가문의 자손이었다. 나중에 그런 사실이 드러나고 가문을 이어가야 하는 인생 대변화가 일어난 그녀. 하지만 문제는 그 가문을 이어가기 위해선 특별한 학교에 다녀야 된다는 것.

그 학교는 모두 부유한 가문의 자손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얼마 전 우리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됐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비슷한 설정. 한마디로 귀족학교인 셈이다.

다른 점은 이 학교엔 모두 여학생들만 다닌다는 것이다. 흥미를 끄는 점은 이 여학생들은 모두 꽃미남처럼 완벽하게 생긴 집사들을 각각 한 명씩 데리고 다닌다는 사실.

드라마는 우동집 딸에서 부유한 가문의 자손으로 급격히 상승한 여자 주인공이 그 학교에 다니면서 꽃미남 집사와 생활하는 과정에 생기는 갈등과 마찰, 그리고 극도로 가난하게 살다가 갑자기 맞닥뜨리게 된 부유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며 좌충우돌하는 상황들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참 희한하게도 드라마를 보는 순간 난 주변 상황도 잊어버릴 정도로 그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점이다. 종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선생님이 오신 사실을 아이들이 일깨워주고 나서야 내 자리로 가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였다.

드라마의 내용은 다소 유치했지만 주연들의 뛰어난 연기와 집사인 남자배우가 너무나도 일명 `볼매(=볼수록 매력 있다)`였다는 점도 작용을 한 것 같다.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랄까?

이런 현상은 비단 나만의 경우가 아닐 것이다. 무조건 일본이라고 해서 꺼려만 하던 한국인들이 일본 만화책이 원작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고 열광하고, 좋아한 일도 바로 얼마 전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원작은 어떨까 해서 일본판 만화책을 사 읽는 사람들도 있었고, 일본판 `꽃보다 남자`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일본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지울 수 없는 너무나도 큰 상처를 줬다. 하지만 요즘엔 많은 일본 문화가 들어오고 우리의 문화가 일본에 가는 등 건전한 교류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문화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만화라고 하지 않나? 그래서인지 서울 도심의 만화책방을 가보면 대부분이 일본 만화책이다. 구경하기조차 힘든 우리나라 만화책은 그나마 구석 모퉁이에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그리고 가수와 연기자들이 큰 인기를 모으듯, 우리도 거리낌 없이 일본에게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지만 말이다.(하하) <정다은님은 경희여중 3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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